[지역기업 기살리기 프로젝트]‘꿈의 전지’ 전고체배터리 핵심물질 맞춤형 생산
2024-08-07 서정혜 기자
울산 남구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자리한 스타트업 ‘인켐스’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물질인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배터리 관련 장비·소재·시스템 관련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기술을 두루 경험한 김학수 대표가 지난 2019년 창업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박사과정까지 마친 김 대표는 이차전지 분야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이차전지 관련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보고 울산에서 창업하게 됐다.
현재 많이 이용하는 리튬 전지의 액체 전해질은 유기용매로 구성돼 인화점이 낮아 화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또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에너지 밀도·충전 속도 등에서 한계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하면 이같은 이차전지의 단점을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다.
인켐스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물질인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직접 개발·생산하고 있다. 인켐스의 생산공정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인 연간 120t의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생산한다. 고체전해질은 타지 않는 무기물로 구성되고, 온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장점이 많다.
반면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나고, 수분과 반응해 독성 가스를 뿜는다. 이 때문에 생산환경을 초저습으로 유지하기 위해 극저온으로 만들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인켐스에서는 자체 개발한 생산 공정을 통해 ‘대기안정형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생산하고 있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다양한 무기화합물을 섞고 열처리와 분쇄를 거쳐 완성된다. 생산 업체별로 공정 최적화를 하는데 이에 따라 전해질 품질이 좌우된다. 인켐스는 자체 개발한 생산 공정 덕분에 전지업체별로 맞춤형 전해질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
현재는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이차전지 분야가 정체기에 빠졌지만, 주요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2026년말부터 전고체 이차전지 양산 계획을 밝힌 만큼 김 대표는 이를 내다보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켐스는 국내 유수의 배터리·전기차 관련 기업과 업체별 시제품을 제작하는 등 협업하고 있다. 관련 시장 회복에 앞서 현재의 시제품 생산 공정을 확대해 울산 이차전지 산업단지에 3만㎡ 규모의 신공장을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인켐스는 전고체 배터리를 위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대폭 높이는 등 기존 리튬 이차전지 전해질을 고도화해 생산 중이다. 인켐스가 개발한 리튬 이차전지용 전해질은 난연성으로 일정 온도 이상 도달하면 배터리 내 물질이 고체화해 리튬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 열폭주를 사전에 방지한다.
김학수 인켐스 대표이사는 “시제품 생산에서 생산 규모를 더욱 키우고, 공정을 최적화해 양산 가능 소재로 품질을 인정받고 싶다”며 “매출을 키워 글로벌 전고체 전지 소재분야 1위 기업 도약과 미주·유럽 공장 신설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