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마냥 쉴 순 없죠” 폭염과의 사투

2024-08-07     신동섭 기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지만, 그렇다고 손에서 일을 놓을 수 없습니다.”

한낮 최고 체감온도가 35℃ 기록하는 등 계속되는 폭염경보와 열대야가 이어지며 수십명의 온열질환자 발생하는 가운데 울산 지역 현장 근로자들은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6일 오전 9시께 환경공무관 A씨는 울산 남구 삼호동 와와공원 인근의 쓰레기와 말라붙어 떨어진 낙엽들을 쓰레받기에 담는데 여념이 없었다. 오전 시간임에도 이미 A씨의 상의는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상태다. 강렬한 햇빛을 막아 주는 건 햇빛 가리개용 모자와 수건이 전부다.

정부에서는 체감온도에 따라 매시간 10~15분 휴식을 취하거나 옥외 작업 중지를 권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작정 시간에 맞춰 일하기 어렵다. 특히 환경 미화 관련 주민 민원이 접수되면 어쩔 수 없이 폭염에도 묵묵히 환경 미화를 위해 거리로 나선다.

A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든다. 정부에서는 시간을 정해 쉬라고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못 지키는 일이 다반사”라며 “감시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것만 하고 쉬워야지 하는 생각에 일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물론 이러다 쓰러질 것 같으면 곧바로 그늘에서 쉰다”고 말했다.

폭염과 사투를 벌이는 건 구청 공원녹지작업단 소속 기간제근로자 B씨 역시 마찬가지다.

남구 곳곳의 정원을 관리하는 B씨는 요즘 물 호수를 챙기는 것이 아침 일과의 시작이다. 폭염이 계속되지만, 기상청이 예고한 비가 내리지 않아 울산 전역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염의 영향으로 초화류들이 부쩍 말라 죽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B씨는 “지금 우리가 물을 뿌리지 않으면 다 말라 죽는다. 지금 뿌리는 물이 식물엔 일종의 생명수다”며 “작년에도 비슷하긴 했는데, 가면 갈수록 비는 안 오고 폭염 일수가 증가해 말라 죽는 경우가 많다. 사람도 고온에 고통받지만, 식물들은 목숨이 달린 지경이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일간 최고 기온이 33℃, 최고 체감 온도가 35℃ 내외를 기록하는 가운데, 현장 노동자와 택배 기사, 경비원 등 현장 노동자들은 폭염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또 이날 울산 서부(울주군)는 폭염으로 인한 산업분야 위험 수준 분류에서 경고가, 울산 동부(남·중·북·동구)는 주의로 분류됐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발생한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전국에서 1690명이며, 누적 추정 사망자는 14명이다. 지난해 동일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보다 44명이 많다. 울산에서도 5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울산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다”며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보건·산업·농업 등에 피해가 우려되니, 온열질환, 고수온, 집단 폐사 등에 유의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