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지는 대폭염 주기, 대비책 서둘러야”
2024-08-07 박재권 기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일 만난 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역대급 폭염이 내년에 또 후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울산의 지형적 특성에 맞는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이 센터장은 주장한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폭염 발생을 10일 전부터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 받았다.
이 센터장은 “올해 폭염은 전 지구 기온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이다”며 “특히 지난 7월 열대야일수는 8.8일을 기록해 60년 재현주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절적으로 7~8월 중순이 폭염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반도 폭염은 기후변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울산의 경우 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된 이후 지역별 온도차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해안과 도심의 온도 차가 있는 것은 해풍이 유입되는 지리적 요건과 도심 열섬 현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UNIST가 지난 2018년 누적 기온을 분석한 결과 울산 도심 지역이 외곽보다 약 2.5℃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센터장은 기상청의 전 지구 앙상블 예측 시스템을 활용, 여름철 폭염 예측 정보를 10일 전으로 확대하고 특보 발효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센터장이 개발한 폭염 예측 시스템은 올해 폭염 시작일을 정확히 탐지하기도 했다.
그는 “개발된 시스템이 기존 예보 방식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며 “폭염주의보나 경보 등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되는 데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열흘 이상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폭염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울산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폭염을 미리 예측해 지자체, 유관기관, 지역 산업체 등에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원자재 수급을 비롯해 물류, 운송 등에서 차질이 생길 우려를 줄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위험 예측과 함께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자체는 차광막, 쿨링포그, 살수차 등 급하게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을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어 더 강한 재해나 복합 재해 예방도 기대된다”고 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남은 과제로 지역별 세분화와 폭염 강도 예측을 꼽았다. 그는 “예를 들어 동구와 남구의 폭염 상황, 어떤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 지 등을 알아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의 폭염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또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모두 상승 경향을 보인다.
지난 2018년 폭염은 101년 만에 재현가능한 극심한 대폭염이었다. 올해 7월 열대야일수는 60년 재현주기를 보였다. 이마저도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이명인 센터장은 “폭염 재현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언제 또 이같은 무더위가 찾아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를 비롯한 각 산업체 등은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