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적 지정 경상좌수영성, ‘외황강 역사문화권’으로 영역 넓혀야
2024-08-09 이재명 기자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1459년(세조 5년)부터 1544년(중종 39년)까지 85년간 경상좌도 수군의 총지휘부인 경상좌수영이었고, 조선 후기에는 울산도호부의 선소로 1895년 군사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운영됐다. 경상좌수영성은 성벽과 해자, 성문지 등의 성곽시설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수영성 가운데 유구의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해 조선 전기 수군성의 축조방식과 구조를 연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적 가치와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남구청은 사적 종합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경상좌수영 일대에 관아와 성곽 시설물을 정비하고, 성내 도로를 복원하며, 조선 후기 선소마을을 복원·보존하기로 했다. 또 관아 건물지를 발굴·조사하고, 성곽과 외황강변 인근 산업단지를 연계해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종합안내센터와 주차장 등 관람객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경상좌수영성 디지털전시관을 건립해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성암동패총, 처용암, 마채염전, 가리봉수대 등 경상좌수영성 주변의 유적지를 네트워크화해 탐방로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외황강 일대는 남구지역의 훌륭한 역사문화지구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암동패총과 처용암, 마채염전, 가리봉수대 등은 울산 역사의 큰 줄기를 아우르는 큰 역사 거점들로, 하나하나가 엄청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삼국사기에 실린 처용설화와 골촉이 박힌 고래뼈, 전국으로 유통된 울산 소금 등 그 어느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울산 정체성의 상징들이다.
이번에 국가사적으로 승격된 경상좌수영성은 그 자체로도 울산의 자부심이라고 할 만한데, 근처에 있는 역사유적지까지 콘텐츠로 편입될 경우 그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립될 종합정비 마스터플랜에 벌써부터 기대가 부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