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코앞인데 울산 늘봄학교 강사 인력난
2학기 개학을 앞두고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울산 지역 늘봄학교에 배치된 인력들의 이탈이 이뤄짐에 따라 학교들이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기존 교원들이 업무를 분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살펴본 결과 최근 초등학교 7곳, 특수학교 1곳에서 ‘울산형 늘봄학교’ 도담도담 프로그램 강사를 구한다는 글을 잇따라 게시됐다. 이 외에도 늘봄실무사, 자원봉사자 구인 글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인력난은 전국 초등학교가 동시에 2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하면서 수요가 일시에 몰린데다 교통이 불편한 외곽 지역은 근무를 기피하고 있어서다.
1학기부터 늘봄학교 시범운영에 들어간 학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울산은 전체 121개의 초등학교 가운데 24개 학교가 1학기에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했다. 시범 운영 학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늘봄학교 강사 채용을 마쳤다. 채용된 강사들은 1년씩 계약을 맺거나 단발 계약 후 연장을 할 수 있어 고용이 보장된 편이다.
이 밖에 학교들은 2학기 전면 시행에 앞두고 강사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학교들은 재공고에도 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자구책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주군의 한 초등학교는 과학실험 프로그램 강사를 구하지 못해 이보다 강사 채용이 수월한 예체능 등으로 프로그램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인력인 늘봄실무사 구인난도 마찬가지다. 시교육청은 지난 5월 2학기 늘봄학교 전면 도입에 대비해 늘봄학교 행정업무 전담 인력인 늘봄·교무행정실무사(한시적 기간제 근로자) 117명을 공개 채용했다. 공개 채용에는 580명이 몰려 평균 4.96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보였다.
채용된 늘봄·교무행정실무사는 방과후학교 업무를 포함한 늘봄학교 업무 전반과 학교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행정 사무 등을 담당하는데, 2학기에 울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와 공립 특수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함에 따라 늘봄·교무행정실무사가 학교별로 1명씩 배치됐다.
하지만 이들을 막상 현장에 배치하니 상대적으로 먼 통근 거리나 업무 과중 등의 이유로 그만 두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박현옥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예상했던 게 현실이 됐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교원의 업무 가중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시교육청은 통근 거리와 개인 사정 등으로 그만 두는 일부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에 맞게 재모집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2학기 전면 시행을 앞두고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탈자 발생 시 차질 없이 재모집을 진행 중이고, 내년에는 교육 공무직으로 선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