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삼복더위에도 세찬 고용 한파, 새 동인 필요하다

2024-08-16     김창식
낮 최고 40℃에 육박하는 폭염 더위에도 제조업 도시 울산의 고용한파가 풀릴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여성과 청년층 취업 부진의 여파로 7월 실업률이 치솟으며 4%에 바짝 다가섰다. 압도적인(?) 전국 최고 실업률이다. 지역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상황, 인력난·인건비 상승·내수부진 등에 발목이 잡히면서 오뉴월에도 고용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7월 울산의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9%p 오른 3.9%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는 30.2%나 급증했다. 같은기간 전국의 실업률이 2.5%로 전년동월 대비 소폭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울산의 고용시장은 벌써 수년째 전국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실업률은 4.1%로 고공행진 중이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울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취업자 수가 감소해 실업률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황이 악화일로인 건설업과 내수경기 침체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도 크게 줄었다.

염려스러운 점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비임금근로자 수다. 7월 울산의 비임금 근로자는 전년동월 대비 7.5% 증가하며 10만 명을 넘어섰다. 지역 전체 근로자의 비중은 16.3%에 달한다. 이 중에는 특히 1년전보다 무급가족종사자는 31.1%, 자영업자는 4.8% 각각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증가와 함께 가족경영 사업장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의 증가는 좋지않은 신호다. 자영업 경쟁 심화, 휴·폐업 증가 등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성 증가, 사회적·경제적 비용 발생 등 다각적인 문제로 불거질 개연성을 안고 있어서다.

이런 지표는 울산 지역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7월 기업심리지수룰 보면 제조업 업황실적·생산·자금사정 BSI 모두 80을 밑돌았고, 8월 전망도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과 서비스업도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울산의 소매판매는 최근 3분기 연속 감소하며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저출산과 인구유출로 광역시 울산의 인구 110만 명 선이 붕괴됐다. 울산이 인구절벽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청년층이 주도하는 인구 탈울산 행렬을 멈춰야 한다. 울산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새로운 동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