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동상 7년만에 시민 곁으로
“박상진 의사 동상 이전을 계기로 독립운동 정신과 보훈 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7년 째 재활용 창고 신세를 면치 못하던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울산출신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의 동상이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울산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울산시는 15일 달동 문화공원에서 고헌 박상진 의사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막식에는 김두겸 시장, 김종섭 시의회 의장 직무대리, 국회의원 등을 비롯해 박상진 의사 증손 박중훈, 박필훈씨가 참석했다.
박상진 의사는 양정의숙을 졸업하고 지난 1910년 판사 등용시험에 합격해 평양법원으로 발령났다. 그러나 이를 사퇴하고 독립운동에 투신, 지난 1915년 조선국권회복단과 대한광복회 결성에 앞장섰다. 이후 만주에서 독립군을 양성하며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맡아 활동하다가 체포돼 1921년 교수형을 당했다.
박상진 의사 동상은 지난 1982년 울산청년회의소가 이같은 업적을 기리기 위해 중구 옥교동 제이시(JC)동산에 건립했다. 이후 태화강변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며 지난 1998년 북정공원으로 옮겨졌는데, 북정공원이 울산시립미술관 부지로 편입되며 또다시 갈 곳을 잃게 됐다.
울산시립미술관 공사 시작으로 박상진 의사 동상은 재개발 구역(B-04)에 들어서는 중구 역사문화공원으로 옮기기로 결정됐고, 지난 2017년부터 중구 재활용 창고로 임시 보관에 들어갔다. 그러나 재개발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도 함께 지연돼 7년간 창고에서 방치됐다.
이에 시는 박상진 의사 동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설치 장소에 물색에 나섰다.
비로소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있는 달동 문화공원으로 이전을 결정하고 이날 광복절을 맞아 제막식을 가졌다.
시 관계자는 “울산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인 박상진 의사의 동상을 달동 문화공원으로 이전해 시민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박상진 의사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 이어 북구 송정동 박상진 의사 생가에서는 순국 10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행사는 향교에서 진행하는 추모 제례로 시작해 제례 복장을 차려입은 박천동 북구청장, 박원희 북구문화원장, 김상태 북구의장 등 관계자들이 박상진 의사를 추모하기 위해 예를 갖췄다. 추모식에서는 박상진 의사에 대한 기념사, 추모사 등이 이어지며 ‘고헌 사상’을 다시 한 번 알렸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박상진 의사의 업적에 대해서는 우리 울산 사람이라면 모두 잘 알고 있다”며 “비록 해방된 나라를 보지 못하고 순국하셨지만 조국을 목숨보다 더 사랑했던 고헌 정신이야 말로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민족혼이자 우리 울산의 자부심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김두겸 시장, 독립유공자 유가족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시장은 유족회 예우 강화를 위해 남진석 광복회 울산지부장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경축식에 앞서 오전 9시에는 달동 문화공원 울산 항일독립운동 기념탑에서 광복회원 등 60여 명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참배 행사를 가졌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