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다
울산의 청년 인구 유출도 문제지만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 러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둑이 여러 군데서 터지고 있는 격이다. 떠나가는 인구를 잡으려면 문제가 무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울산의 경우 근본적인 원인이 다 나와 있다. 바로 일자리다. 그 다음이 주거안정, 복지 등이다. 물론 울산뿐만 아니라 부산 등 대도시 인구들도 수도권이나 인근 도시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울산은 유독 청년과 베이비부머들의 이탈이 다른 도시에 비해 심하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0~2050년’에 따르면 울산의 총인구는 2020년 114만 명에서 2050년 84만 명으로 25.9%(29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 17개 시·도(평균 -8.6%)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무엇보다 울산 생산연령인구(만 15~64세)는 2020년 85만 명에서 2050년 42만 명으로 절반 넘게(50.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 역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율이다. 이처럼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하는 것은 지역 청년층(19~34세)의 탈울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 청년층은 최근 3년 새 22만4683명에서 20만1892명으로 2만2791명(10.1%)이나 줄었다. 지난해 기준 울산의 총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율은 18.3%로 전국 평균 19.6%을 밑돌았다.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도 증가일로다. 지난해 울산 순이동 가운데 60~6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달했다. 2020년 8.4% 대비 3.5%p 늘어난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기업 생산직 퇴직자들로, 가처분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다. 여윳돈이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베이비부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일자리다. 근로현장에서 은퇴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근로능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자녀 뒷바라지와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마련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
울산의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지역을 떠나면 울산은 인구감소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고향을 떠나 울산으로 이주해 온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 퇴직금 등 막대한 자본이 울산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부머들을 붙잡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을 붙잡지 않고는 울산이 바로 설 수 없다. 울산시는 베이비부머들이 굳건하게 울산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젊은층과는 다른, 새로운 일자리·복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