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다

2024-08-19     경상일보

울산의 청년 인구 유출도 문제지만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 러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둑이 여러 군데서 터지고 있는 격이다. 떠나가는 인구를 잡으려면 문제가 무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울산의 경우 근본적인 원인이 다 나와 있다. 바로 일자리다. 그 다음이 주거안정, 복지 등이다. 물론 울산뿐만 아니라 부산 등 대도시 인구들도 수도권이나 인근 도시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울산은 유독 청년과 베이비부머들의 이탈이 다른 도시에 비해 심하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0~2050년’에 따르면 울산의 총인구는 2020년 114만 명에서 2050년 84만 명으로 25.9%(29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 17개 시·도(평균 -8.6%)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무엇보다 울산 생산연령인구(만 15~64세)는 2020년 85만 명에서 2050년 42만 명으로 절반 넘게(50.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 역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율이다. 이처럼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하는 것은 지역 청년층(19~34세)의 탈울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 청년층은 최근 3년 새 22만4683명에서 20만1892명으로 2만2791명(10.1%)이나 줄었다. 지난해 기준 울산의 총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율은 18.3%로 전국 평균 19.6%을 밑돌았다.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도 증가일로다. 지난해 울산 순이동 가운데 60~6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달했다. 2020년 8.4% 대비 3.5%p 늘어난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기업 생산직 퇴직자들로, 가처분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다. 여윳돈이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베이비부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일자리다. 근로현장에서 은퇴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근로능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자녀 뒷바라지와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마련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

울산의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지역을 떠나면 울산은 인구감소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고향을 떠나 울산으로 이주해 온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 퇴직금 등 막대한 자본이 울산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부머들을 붙잡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을 붙잡지 않고는 울산이 바로 설 수 없다. 울산시는 베이비부머들이 굳건하게 울산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젊은층과는 다른, 새로운 일자리·복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