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 드론 화학테러…경찰특공대에 진압

2024-08-20     오상민 기자
“드론, 로봇 등 다양하게 진화하는 테러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19일 울산공항. 공항 대합실 쓰레기통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발생해 연기가 피어 올랐다. 연기를 목격한 시민이 신고했고, 이를 확인한 공항 직원은 울산경찰청에 전달했다. 서둘러 경찰 등 유관 기관은 현장을 통제했고, 주변 시민들을 긴급 대피 및 인명 구조 활동을 실시했다.

테러가 의심됨에 따라 관계 기관은 사건 양상 및 피해 현황 등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국정원과 대테러 전담반의 합동 조사가 이어졌다. 이윽고 테러 발생지역 갑호 비상이 걸렸고, 현장지휘본부가 설치됐다.

하지만 출처 미상의 드론으로 인한 화학테러가 연이어 발생했다. 공항 밖으로 대피하는 시민들에게 유리 앰플 및 가스가 살포됐다. 연기를 흡입한 시민 3명이 의식을 잃고 호흡 곤란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염소 가스로 판단됐다.

염소가스는 황록색의 산화력이 강한 가스로 맹독이며 30~50ppm의 공기 중에서는 30~60분 정도에 사람이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량 살상 화학무기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후 테러를 감행한 테러범들을 수색 및 진압했고, 이 중 한 명은 인질을 끌고 도망쳤지만 끝내 경찰특공대에 의해 완전 진압됐다.

이번 훈련은 울산공항에서 발생한 화생방 테러를 가정해 실시한 대응 훈련이다. 경찰, 소방, 군, 공항, 공무원 등 10개 기관에서 37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훈련은 국내 일반 테러 주무 기관인 경찰청에 테러사건 대책본부가 설치돼 현장지휘본부(울산공항 훈련장)간 영상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현장 상황을 연결해 지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테러방지법 시행령상 경찰청은 ‘국내 일반 테러사건’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현저한 경우 테러 대응 주관 기관이 돼 테러사건 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테러 유형별 정부 주관 기관 중 테러사건 대책본부 차원의 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진 울산경찰청장은 “시민 보호와 공공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경찰과 관계 기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자 사명”이라며 “드론, 로봇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해 다양하게 진화하는 테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관계 기관과 더욱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테러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경찰청은 지난 5월2일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실시한 ‘대테러 관계 기관 합동 훈련’과 6월11일 ‘드론테러 공동 대응 협의체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