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내홍 조기 수습, 시에 고위직 파견 요청

2024-08-20     전상헌 기자
울산시의회가 8대 후반기 의장선출을 놓고 심각한 내홍으로 파행을 빚고 있는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울산시에 손을 내밀었다.

이번 시의회의 요청으로 울산시 고위 공무원이 시의회 사무처장으로 파견된다. 반면, 현 의회사무처장은 교체되는 문책성 인사 조처가 단행된다. 이번 인사 파견교류가 울산시의회의 조기 정상화에 어느정도 효과를 가져다줄지 관심이다.

울산시의회는 제8대 후반기 울산시의회 정상화를 위해 오는 26일 자로 울산시 고위직 공무원이 시의회로 파견돼 근무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시와 시의회가 소속 고위 공무원을 상호 파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박순철(2급) 울산시 시민안전실장이 시의회로 파견돼 의회사무처장직을 수행한다. 현재 황상규(2급) 시의회 의회사무처장은 울산시로 옮겨 정책기획관을 맡는다.

서영준(3급) 시 정책기획관이 공석이 되는 시민안전실장으로 임명됐다.

3명이 자리를 바꾸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2급인 황 처장이 3급이 맡던 자리로 옮겨가는 셈이다.

시의회는 지난 2022년 1월13일 자로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인사권이 울산시로부터 분리돼 시의회 의장이 소속 직원의 임면권을 가지고 인사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공무원법’ 제30조의 4 및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27조의2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 의장은 소속 공무원을 다른 기관에 파견 근무하게 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의장 선거 파행은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해야 할 의회사무처의 미숙한 행정 처리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어 시의회 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김종섭 시의회 의장 직무대리는 “행정미숙으로 인한 초유의 의회 파행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의회 정상화를 위해 유능한 의회사무처장이 절실하다고 생각해 시에 요청했다”며 “지금은 의원과 의회사무처가 화합이 잘 안되고 있다. 의회사무처장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직무대리는 “의회사무처 인사를 19일 하려고 했지만, 의회사무처장에 대한 문책성 파견 인사로 27일로 미뤄졌다. 다만, 정책지원관만 오늘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일부에 대한 문책성 인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시의회 운영 시스템 전체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A 의원은 “선거 절차에 대한 설명은 투표 때마다 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을 안일하게 생각해서 놓쳤다”며 “누구의 잘못인지는 감사로 가려야 할 문제고, 이에 앞서 시의회 구성원 모두 시민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측은 “후반기 의사일정 운영 차질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유능한 직원이 필요하다는 시의회 요청을 받아들여 행정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고시 출신 간부 공무원을 파견하게 됐다”면서 “전입자의 보직은 의장 선거 파행에 대한 조사 일정과 파견 요청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