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구청의 적극적인 외국인 지원, 큰 울산 지름길 된다
울산 동구청이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가 밀집해 있는 동구는 울산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곳으로, 이같은 외국인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구청은 이미 실시하고 있는 외국인 지원사업과 추진계획인 사업들을 좀 더 체계화해 전국적인 모델 케이스로 키울 필요가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7월말 기준 동구에 등록된 외국인은 총 8959명으로 지난 2022년 7월(3529명)과 비교했을 때 2년 만에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동구 전체 인구 16만374명의 5.58%에 해당하는 것이다. 통상 외국인 비율이 5%를 넘어가면 다문화 사회로 보는데, 동구는 이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셈이다.
동구의 외국인 급증은 조선업 호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조선업은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인데, 근무 강도에 비해 급여 수준이 낮아 내국인이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인력난이 발생했다. 이 와중에 한국이 글로벌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하는 등 조선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선업 인력난 해소가 정부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인력 공급에 속도를 냈으며, 그 결과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로 이어지게 됐다.
동구청은 지난 7월 구청 조직 개편을 단행해 ‘노사외국인지원과’를 신설하고 외국인주민지원 전담 계를 만들어 외국인 지원을 특화시켰다. 또 동구청은 ‘울산 동구 외국인 주민지원 조례’를 다음 주 입법 예고한다. 기존 ‘울산 동구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가 있지만, 조선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 조례를 폐지하고 이를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으로 세분화해 조례를 다시 제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동구청은 오는 11월 기업과 외국인주민지원단체의 협조를 받아 ‘외국인주민협의체’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증가는 지역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외국인들에게 친화적인 도시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는 외국인 인력수급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도 함께 개발해야 한다. 특히 동구는 이제 여느 지자체와는 다른 ‘외국인 근로자 도시’라는 독특한 여건을 갖게 됐다. 이는 그만큼 많은 지자체들이 동구청의 정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국인들에 대한 동구청의 지속적인 정책개발과 실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