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울산문화예술인]“젊은작가 울산 정착, 장기적 지원 필요”
2024-08-26 권지혜 기자
◇미술교사·서양화가 병행
지난 24일 찾은 울산 북구 신천동 해월당 와우시티점. 2층 한쪽 공간에 오 화가의 상설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해월당은 라이프 스타일과 로컬 분야를 혁신해 유니콘으로 성장을 지향하는 기업인 라이콘으로, 약 1년 전부터 오 화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장에 전시하고 있다.
상설 전시장에는 오 화가의 대표작인 부엉이 작품부터 과거와 현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2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해월당을 찾은 시민들은 오 화가의 작품을 관람하며 여유를 즐겼다.
오 화가는 1985년 울산여고 미술교사로 배정받으며 울산으로 오게 됐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울산에 더 오래 살았기 때문에 울산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1983년 교직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미술 교육자와 서양화가를 병행했다.
오 화가는 “공립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36년 근무하다 5년 전 교감으로 명예퇴직했다”며 “퇴직 후에는 작품 수가 훨씬 많아졌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글과 그림을 창작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전 30회, 그룹전 및 아트페어 450회 이상 참여하고 있는 오 화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1992년 당시 5살이던 딸의 낙서를 한 화면에 모은 작품을 꼽았다. 이 작품은 오 화가의 독창적인 기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모티브가 됐다.
지난 2019년 홍콩 아트바젤 위성 페어에 참여했을 당시 작품을 선구매한 중국계 홍콩 젊은 기업인이, 한 달 뒤 열리는 부산국제 화랑 아트페어 BAMA에 전시되는 작품을 직접 가져가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오 화가는 “1980년대에는 다양한 디자인 작업과 유화를 그렸는데 표현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다. 그때부터 2년간 작품 발표를 멈추고 원하는 표현을 만족시킬 재료 조합을 연구했다. 그 결과 현재의 작업 방식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작물 발표할 공간 늘어나야
오 화가는 소도시나 웬만한 시골 마을만 가도 간간이 눈에 띄는 1급 사립미술관이 울산에는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할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화가는 “전문 화가에게는 창작물을 발표할 공간이 항상 필요하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대체로 큰 기획 전시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네임밸류가 기준에 못 미치면 전시를 하기가 힘들다”며 “뜻 있는 기업이나 개인의 노력으로 작가들이 제대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울산의 젊은 작가들이 울산을 빠져나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젊은 작가들이 울산에 계속 머물기 위해서는 장기간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화가는 문화도시 울산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 행정 분야의 실무자나 결정권자가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선진화하고 전문성을 갖춰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를 추구하는 문화가 바로 예술이다. 예술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우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실질적인 개선 방안이 강구되기 힘들다. 이후 문화예술 지원 정책의 현실화 및 지속적인 발전 방안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나경 화가는 “미술사적 가치와 작가 의식이 뚜렷하며 독창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창작에 계속해서 정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