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봉월로 주상복합 지연 잇따라 슬럼화 우려

2024-08-27     강민형 기자

울산 남구 봉월로 일원 주상복합 공사 현장이 경기 침체, 공사비 인상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현장에 공터나 빈 건물이 여러 달째 남아 있어 장기화 시 슬럼화가 우려된다.

26일 찾은 신정동 1236-6 일원 주상복합 공사 현장. 이곳은 공사비 미지급 등의 이유로 빈 건물이 방치되고 있다. 공사 구역을 둘러싸고 ‘유치권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도 여러 개가 붙어 있다. 이곳은 이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신정초등학교와 인접해 있어 학부모의 우려도 높다.

김지혜(41)씨는 “건물이 빈 지 1년이 넘었는데 계속 이 상태”라며 “계속 방치되다가 태풍이 오거나 돌풍이 불면 안전사고가 일어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거마로 113번길 일원 주상복합 공사현장은 몇 달 전 안전펜스가 넘어진 자리에 안전띠가 둘러져 있다. 이곳은 지난해 건물을 허문 뒤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이 공터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인근의 다른 공사 현장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안전펜스 안쪽으로는 성인 허리까지 자란 풀이 눈에 들어오거나 주차장으로 쓰이는 듯 차량으로 빽빽한 모습이 목격된다.

빈 건물 상태에서 진척을 보이지 않는 현장은 건물 안으로 버려진 생활 폐기물이 쌓여 있고, 주변으로 쓰레기가 무단 투기되는 등 공동화로 슬럼화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 공동주택 건설 공사가 경기 침체를 맞으며 지지부진하면서 신정동 거주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낮은 계약률 등으로 건설사가 공사 추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주상복합 2군 브랜드는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며 “낮은 계약율로 공사비 확보를 포함해 대출 중도금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한 현장은 올 초 분양에 나섰다가 계약율이 저조해 분양관을 닫았다.

남구에 따르면 남구에 허가가 난 공동주택 현장은 모두 45곳이다. 이 중 착공한 곳은 19곳, 미착공은 26곳에 달한다. 신정동도 허가가 난 19곳 중 10곳이 미착공이다.

남구 관계자는 “현장을 통해 조치 계획 등을 받고 있다”며 “경기 침체 등의 문제 탓에 행정에서도 미착공이나 착공이 지연된 곳의 현황을 관리해 분기별로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