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적사항 많은 울산늘봄학교, 탄탄한 매뉴얼부터 만들어야

2024-09-02     경상일보

이번 학기부터 울산지역 초등학교 1학년생 7122명이 늘봄학교에 참여한다. 울산지역 전체 초등 1학년 학생인 8665명의 82.2%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국 참여율 80.0%보다 높다. 그러나 내년부터 학교에 배치되는 늘봄지원실장을 두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지역 교육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당장 2학기부터는 누가 대표자격으로 업무를 맡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울산시교육청의 매뉴얼과 업무지침 등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할 것이다.

늘봄학교는 기존에 운영하던 초등 방과후와 돌봄을 통합해 정규수업 외에 안전한 공간에서 학생 성장·발달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1학기 초등학교 24개교에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했다. 2학기부터는 모든 초등학교인 121개교로 확대해 운영한다. 연차별로 대상 학년을 늘려 2026년에는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늘봄학교는 기존 방과후 또는 돌봄 중 선택 방식이 아닌 학생·학부모의 시간대별 수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2월 지원청 늘봄학교지원팀과 전담팀을 조직해 2학기 늘봄학교 전면 도입을 준비해 왔다. 지난달 말까지 지역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방문 점검을 진행해 각 학교의 늘봄학교 준비를 도왔다.

그러나 늘봄학교가 정착하기에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늘봄 업무를 돕기 위해 이번 2학기부터 확대 배치되는 기간제 교육 공무직인 ‘늘봄 실무사’와 교사와의 업무 분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내년 초부터는 교육 전문직인 ‘늘봄지원실장’이 늘봄 업무를 전담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까지는 누가 대표로 업무를 맡을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또 전(全) 학교에 늘봄지원실장이 편성되는 것이 아니고 한 명의 늘봄지원실장이 많게는 4~5개 학교를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될 경우 늘봄지원실장의 소속은 어느 학교가 되는 것인지 불분명하게 된다. 또 늘봄지원실장들의 임기가 만료된 후 업무역량이 쌓인 이들이 과연 원래 수업으로 복귀할 지도 의문이다.

처음 실시되는 제도인만큼 우려도 많고 미비점도 많을 것이다. 늘봄학교는 그러나 반드시 실시돼야 할 제도임에는 틀림없다. 문제점이 있으면 고치고 보완하면 된다. 다만 지적사항이 발견되는 즉시 시정하지 않고 이를 계속 미룬다면 궁극에는 제도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선은 탄탄하고 알찬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