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탈환’ 울산, 포항 난타전서 5대4 승리

2024-09-02     박재권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의 시즌 세 번째 동해안 더비에서 총 9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챙겼다.

울산은 지난달 31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포항을 5대4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울산은 15승 6무 8패(승점 51)로 한 경기를 덜 치른 강원FC(승점 50)를 밀어내고 이날 현재 1위를 탈환했다.

울산과 포항은 2024 코리아컵 결승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에 이날 동해안 더비는 ‘미리 보는 코리아컵 결승’으로 관심을 모았다.

울산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확실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전반 5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울산에 합류한 아라비제가 자신의 K리그1 두 번째 출전 만에 왼발 프리킥으로 데뷔 골을 신고했다.

포항 골키퍼 황인재가 몸을 날렸지만 아라비제의 왼발을 떠난 공은 골대 상단 구석으로 꽂혔다. 하지만 울산은 전반 9분 포항의 역습에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울산은 강력한 압박으로 중원을 장악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리고 다시 앞서나가는 득점을 올렸다. 주인공은 선제골을 터트린 아라비제였다.

전반 36분 강윤구의 패스를 받은 아라비제는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반대쪽 골대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멀티 골을 완성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후반에 추가 골에 성공했다.

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고승범이 찔러준 컷백을 문전의 야고가 왼발로 반대쪽 골대 구석으로 밀어 넣어 한발짝 더 달아났다.

야고는 광주와의 코리아컵을 포함해 최근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울산은 후반 중반 이후 포항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강하게 밀어붙였다.

후반 25분 울산의 전방 압박에 당황한 황인재의 패스를 끊어낸 루빅손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4대1을 만들었다. 경기장에 입장한 2만2000여 명의 울산 팬들은 경기 종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잘~가세요’를 부르며 승리를 확신했다.

울산은 후반 38분 조현우를 완전히 제친 포항 조르지에게 추격 골을 내줬지만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헤더로 5대2를 만들어 승기를 완전히 잡은 듯했다.

그러나 포항의 막판 총공세에 울산은 다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다.

후반 44분 어정원의 왼발 슈팅에 실점하더니, 후반 추가 시간에는 이태석에게도 실점해 순식간에 5대4로 턱밑까지 쫓겼다가 간신히 승리를 지켜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후 “개인적으로 동해안 더비를 처음으로 맞았다. 약간의 부담은 있었다”며 “더비는 강팀이라고 매일 이기는 게 아니다. 더비에 들어오면 강팀과 약팀을 떠나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긴장했던 것 같다. 전력은 우리가 나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포항이 가진 조직력, 민첩함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적인 부분은 만족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실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왜 그랬는지, 왜 안일했는지 공부해보겠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까지 ‘챕터1’이라고 했다. 성공적으로 잘했다. 이제 다가올 ‘챕터2’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은 약 2주간의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강원을 상대로 3연승과 함께 선두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각오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