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기살리기 프로젝트]색깔 변화로 산업현장 위험성 알려주는 도우미
우리 실생활에는 약속된 색이 있다. 신호등에서 ‘초록’은 통행 가능을 ‘빨강’은 멈춤을 뜻한다. 각종 표지판에서 노랑은 ‘주의’를 표현한다. 복잡한 고속도로 갈림길에서 유도색은 진출입로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색은 중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어서 잘못 인식할 확률도 낮다.
울산 동구 서부동 톡톡팩토리 동구점에 자리한 ‘GIF 코리아’는 산업현장에서 유해 화학물질 누출을 색으로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한 업체다.
로봇 분야에서 일을 해오던 안현수 대표가 유해 화학물질을 많이 취급하는 반도체 공정에서 작업자들이 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잘 인지하지 못하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껴 창업을 하게 됐다. 2016년 경기 수원에서 창업했지만, 중공업과 화학 분야 기업이 밀집한 울산의 시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 2019년 울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GIF 코리아의 기술 핵심은 타깃 물질을 감지하는 센서다. GIF 코리아가 개발한 센서는 산성·염기성에 따라 반응하는 리트머스 종이처럼 타깃 물질에 반응해 색이 변한다. 배관 이음새에 사용되는 테이프부터 제품 표면에 바르는 도료 등 제품 형태도 다양하다. 이를 활용하면 타깃 물질에 따라 산업현장에서 물질 유출에 대응해 대피, 조치, 설비 보수 등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는 산업현장에 일정 구역마다 감지기를 설치해 누출이 확인되면 구역 내 장비를 모두 점검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센서가 부착된 GIF 코리아의 감지기를 이용하면 누출 부위를 특정할 수 있어 해당 부위의 설비만 점검·교체하면 된다.
창업 초기 산업현장의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것에서 시작해 선박, 생활 안전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화학복, 앞치마, 안전화 등 개인 안전 보호구에도 적용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석유화학 등 배관에서 누출 가능성이 높은 이음새 등에는 센서가 부착된 테이프를 설치하고, 유해 화학물질 저장 탱크 주변에는 센서가 적용된 페인트를 도색한다. 업체별로 감지 물질을 특화한 센서를 개발해 하나의 센서로 여러 가지 물질을 감지하게 제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사업 분야를 키우고 있다. 센서가 적용된 부분을 카메라로 모니터링해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센서의 색 변화로 유출 부위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AI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안현수 대표는 “많은 산업현장의 위험과 불안 요소를 적은 비용으로 개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창업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 고객 수요를 지속 확인해 ‘색으로 보는 안전’ 플랫폼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