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 과일’ 파동 면했지만, 추석 쇠기 무서운 불안한 물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지만, 서민들의 장바구니 사정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지난해 가격이 폭등해 ‘금’ 자가 붙었던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소폭 내렸다고 하지만, 강세 기조는 꺾이질 않고 있다.
밥상물가는 서민들의 경제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민생분야다. 정부와 정책당국은 고물가에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가격 안정 대책과 함께 침체된 내수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부양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통계청 발표 결과 8월 울산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8%를 기록했다. 작년 이맘때 울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3.7%) 비교해서는 큰 폭으로 둔화했다. 이는 2021년 3월(1.8%)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같은 기간 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2%)보다 울산의 물가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류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됐고 농산물 물가도 작년보다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도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고통스럽다.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의 생활물가는 1년 전보다 1.9% 올랐다.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 등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9%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달 생활물가와 신선식품물가가 각 4.1%와 3.6%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여전히 불안정한 물가 흐름이다.
울산 소비자들의 올 추석 차례상 비용 부담은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물가협회가 최근 전국 전통시장 차례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장 보기 겁난다’는 울산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그칠 새가 없다. 비단 어느 한 품목이 아니라 농산품과 공산품 등 모든 품목이 계속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계를 압박하고 있다.
물가 안정과 경기부양 대책을 통해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책무이다. 장기간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삶이 팍팍해지는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속시원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책 당국은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지기 전에 경기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