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단지하 노후배관 누출 걱정 던다
울산국가산업단지 내 위험물질 배관 중 20년 이상 노후 배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자칫 누출에 따른 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에 울산시는 산단 내 지하 배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사업이 완료되면 앞서 진행된 관련 사업과 연계해 울산 지하 배관 전체에 대한 안전 체계가 완성된다.
시는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석유화학산단 안전 관리 고도화 플러스 사업’에 대한 추진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사업은 12일 산단공 심의위원회를 거쳐 10월께 본격화될 전망이다.
울산은 1960년대 국내 산업단지 태동 당시 조성된 주요 석유화학시설이 밀집돼 있다. 특히 울산미포 및 온산 국가산단 내 매설 후 20년 이상 경과한 지하 배관의 노후화, 과밀화 등으로 위험 요인이 증대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미포·온산국가산단 지하배관(1775㎞) 중 20년 이상 위험물질 배관은 916㎞에 달한다. 매설 배관 인근에는 주택 등 민간 시설이 인접해 있어 지하 배관 사고 발생 시 대형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시는 국가산단 지하 배관의 노후화에 따른 파손 사고 등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석유화학산단 안전관리 고도화 플러스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국비 105억원과 시비 45억원 등 총 사업비 150억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국가산단 지하 배관의 균열·부식·누출 등 상태를 실시간 진단·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은 울산 미포·온산국가산단 지하배관 1775㎞ 중 20년 이상된 노후 배관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선 시는 노후 배관 50개를 대상으로 지하 배관의 균열, 누출 등 실시간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AI 기반 지하 배관 상태 관리 진단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지하 배관의 부식 방지를 위한 IoT 기반 지하 배관 방식 모니터링 시스템도 1000곳에 설치한다. 온산공단 26㎢ 구간에는 지하 배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산업 시설물 DB 개선에도 나선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국가산단 지하 배관 안전망 조성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다른 사업과 연계해 1526㎞에 걸쳐 구축된 울산 전체 지하 배관망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가 완성된다.
앞서 시는 지난 2020~2021년 지하 배관 72㎞를 대상으로 음향·진동 진단 시스템 실증을 통해 AI·IOT 방식 상태 관리 시스템 구축의 단초를 확보했다. 이어 2022년 디지털트윈 산단 통합 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을 실시해 석유화학단지 내 지하 배관에 대한 디지털트윈 시스템도 검증했다. 두 사업을 국가산단에 적용하는 게 바로 이번 사업이다.
이와 함께 지하에 매설된 일부 배관을 지상으로 옮기는 석유화학단지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도 2026년 완료될 예정이며, 각 사업들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지하 배관 통합 안전관리센터도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가산단 지하 배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 및 경제적 손실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며 “위험성이 높은 지역부터 우선 추진해 안전한 산업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