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TX-이음 남창역·북울산역 정차…울산시 정책 결정 필요

2024-09-09     경상일보

2025년 말 서울~부산 간 준고속열차 ‘KTX-이음’의 완전 개통을 앞두고 울산 울주군(남창역)과 북구(북울산역) 간 정차역 유치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국토부의 정차역 결정(10월께)이 임박하면서 두 곳 모두 경제성과 정책적 타당성 논리 아래 주민 10만명 서명운동을 완료하는 등 지역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모양새다.

KTX-이음 정차역 유치전이 이처럼 지역간 대결과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국토부의 정차역 결정 이후 후유증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TX-이음 정차역은 태화강역이 사실상 확정적인 상태에서 2곳 모두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북울산역-태화강역(9.7㎞), 태화강역-남창역(16.2㎞) 거리가 너무 짧은 탓이다.

울산시와 정치권이 나서서 ‘KTX-이음’의 혜택을 울주군과 북구는 물론 울산 전체가 함께 누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과 교통수요 충족이라는 거시적 시각에서 ‘아름다운 결론’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KTX-산천 노선을 확대해 태화강역에 정차하고, KTX-이음은 북울산역과 남창역에 번갈아 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울주군 KTX-이음 남창역정차 범군민추진위원회는 지난 6일 KTX-이음 남창역 정차를 염원하는 울주군민 10만7788명의 서명부를 이순걸 군수에게 전달했다. 앞서 울산 북구 광역교통발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박천동 북구청장에게 북울산역 KTX-이음 정차를 위한 10만여 명의 서명지를 전달했다. 울주군과 북구는 각각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 관계기관을 방문해 주민 서명부를 전달할 예정이다.

KTX-이음 정차역은 울주군과 북구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두 지역에서 경부선 울산 KTX역을 이용하려면 근 1시간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때문에 KTX-이음의 혜택을 도심 내 태화강역이 독차지하는 것은 지역균형 개발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와 관련, 진보당 윤종오(울산 북구) 국회의원은 지난달 국토부에 남창과 북울산역을 모두 살리는 해법을 제시했다. KTX-산천 노선을 확대해 태화강역에 정차하고, KTX-이음은 북울산역과 남창역에 번갈아 가며 서는 방안이다. ‘KTX-산천 태화강역 운행안’이든, 3개 역을 번갈아 가며 정차하는 ‘스킵 앤 스톱 방식 정차’이든 울산시가 정책적인 결정을 내려아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