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 공백에 코로나19까지…추석명절 쇠기 무섭다
울산시가 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를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정하고 특별대책을 추진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와 조선업 인력 확보를 위한 7박 9일간의 해외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9일 오전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울산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응급의료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김 시장은 비상응급체계를 24시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격려한 후 시민들이 차질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공백 최소화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올 추석 연휴기간 동안에는 의료공백과 코로나19가 맞물리면서 시민들의 진료불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응급실 인력이 부족해 최악의 의료 재앙이 닥쳐올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의정갈등 이후 전문의 이탈만이 아니라 운영 한계에 이른 응급실이 의정갈등을 계기로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종 사고나 급성 질환으로 환자가 몰리는 추석 연휴에도 응급실 파행이 이어진다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관계 당국에서는 적절한 지원과 대책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김두겸 시장은 이날 본인을 반장으로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설치해 응급의료 및 비상진료체계 가동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의료공백 장기화와 코로나19가 맞물리는 점을 감안해 지역응급의료센터 4개소를 비롯한 12개 응급의료기관을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응급의료기관별 전담 책임관 12명을 지정해 병원별로 응급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특이사항 발생 시 즉시 조치하기로 했다.
이번 연휴기간인 14일부터 18일까지 울산지역에서는 병·의원은 316개소, 약국은 600개소가 문을 연다. 이는 올해 설 연휴보다 2~3배 많은 것이다. 또 코로나19을 감안해 울산제일병원과 서울산보람병원을 ‘발열클리닉 병원’으로 지정해 필요한 경우 입원조치까지 할 예정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응급실 뺑뺑이’가 속출하고 있다.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실 문을 닫거나 축소운영하는 병원도 많아지고 있다. 응급실 문은 겨우 열었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제 기능을 못하는 병원도 적지 않다. 의정갈등이 아무리 깊어져도 의료계는 응급실을 정상화하고 환자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응급의료의 최전선이 무너지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울산시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응급의료 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빈틈없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