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서 두달만에 또 학폭…늑장대응 논란
울산에서 동급생 간 학교폭력 논란이 또 터졌다. 무엇보다 학폭 사실을 알고도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분리를 제때 하지 않아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의 한 중학교 1학년 A양은 지난달 중순께 같은 학교 동급생 네명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 A양의 학폭 피해는 동급생 네 명 중 한 명이 올해 초 친하게 지내자며 접근한 뒤 따돌림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폭언, 폭행 등 집단 괴롭힘은 이달 초까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상에서도 공격이 계속돼 A양은 현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분리하는 대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폭 정황이 발견된다면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학급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서둘러 분리해야 하는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 특성상 가해 학생과 분리 조처되지 않을 경우 2차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소속 학급이 다르면 ‘분리됐다’고 판단, 동선 정리 정도에 그치는 실상이다. 이 때문에 학폭 피해를 입은 학생이 오히려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도 이르면 내달 말께나 열릴 예정이어서 피해 학생의 ‘학교 밖 생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사실을 확인한 교육당국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유관 기관들과 함께 학폭 뿌리를 뽑겠다고 선언한 지 두 달만에 또 학폭 피해가 발생한 탓이다.
울산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조만간 학폭위 전단계로 학교전담기구가 열릴 예정이며 이후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폭 피해자측은 일련의 피해 상황을 담은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