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에 온산선 폐지 ‘불똥’ 우려
2024-09-23 정혜윤 기자
지난 20일 이순걸 울주군수와 국민의힘 서범수 국회의원(울산 울주군), 시·군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인수 반대 기자회견 중 온산선 폐지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들은 “현재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온산선을 이용한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풍 측은 고려아연에 거래거절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며 “MBK파트너스가 공개 매수와 함께 영풍 측의 경영권을 일임받을 경우 온산선 폐지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창역과 온산역을 잇는 온산선은 8.6㎞의 단선 철로다. 비철금속업체인 영풍과 정유업체 S-OIL이 하루 두 차례 각각 황산과 유류를 수송하고 있다.
그러나 온산선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며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유해화학물질인 황산을 이동하는 온산선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고려아연 측도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리스크가 큰 물질이라며 최근 영풍과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종료했지만, 영풍 측이 계약 중단과 관련해 7년간 유예기간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지역 주민들은 온산선 폐지 문제에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박순동 온산선 폐지 공동추진위원장은 “안 그래도 소식을 접하고 지역 주민들이 지금 초상집 분위기”라며 “온산선 폐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 경영권 분쟁 결과에 따라 온산선이 계속 달릴 수도 있어 주민들도 불안해하며 진행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산선 폐지도 폐지지만 고려아연이라는 향토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데도 주민들이 심각성을 공유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주민들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순걸 울주군수는 지난 20일 국회 기자회견 참여에 이어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했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울산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이 해외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지역 경제에 큰 여파가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울주군민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해 향토기업 보호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