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면 잊어버려 반복해서 배우며 깨쳐”

2024-09-24     오상민 기자
울산 북구 찾아가는 한글교실은 수강생 윤매임(76)·주복순(70)씨가 지난 8월 진행된 2024년 울산시교육청 제2회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윤씨는 올해 최고령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북구 염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매주 두 차례 진행하는 찾아가는 한글교실에서 5년 가까이 공부하던 중 이번 검정고시에 첫 도전했다. 올해 초 한글교실 박명숙 교사의 제안으로 검정고시 도전을 결심했고, 공부를 시작했다. 두 달 여 동안 한글교실 두 시간 수업이 끝나면 자발적으로 두 시간 더 공부를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강사가 가르쳐 주면 다음 날 다 잊어버리고 또 다시 배우길 반복했지만, 자꾸 잊어버려서 선생님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윤씨는 “조금 전에 알려준 것도 잊어버리는 나이에 이렇게 검정고시까지 합격할 줄은 몰랐다”며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게 시험에 나오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주씨는 “합격 소식을 들은 날 눈물이 났다. 공부를 못한 한이 있었는데 이렇게 뒤늦게라도 한글교실의 도움을 얻어 졸업장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중등 검정고시에도 도전해 꼭 졸업장을 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북구 찾아가는 한글교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을 위해 동별로 문해교사를 파견해 한글교육을 실시하는 평생학습 사업이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