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각계각층 호응
2024-09-24 석현주 기자
한국예총울산시연합회, 울산문화원연합회,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울산 사회복지법인·단체연합, 재울산연합향우회 등은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은 대한민국 비철금속 산업의 중추적인 기업으로 울산과 국가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최근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는 회사의 독립성과 장기적인 성장에 중대한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 반세기 동안 울산 시민의 땀과 애정이 녹아 있는 지역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반드시 우리 손으로 향토 기업을 지켜내기 위해 120만 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려아연 1인 1 주식 갖기 운동은 지역경제 악화를 우려한 울산시 주도로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김두겸 울산시장이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제안한 데 이어 19일에는 1호 매입자로 나섰다. 20일에는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순걸 울주군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각각 2·3호로 주식을 매입했다.
여기에 지역 각계각층에서 캠페인 동참을 선언하며 울산에서는 고려아연 1인 1 주식 갖기 운동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24일에는 국제라이온스협회, 울산체육회, 관광협회, 중소기업융합울산연합회, 국민운동3단체 등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캠페인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고려아연은 “적대적 M&A를 선언한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 정상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 석포제련소의 경우 △대표이사 구속기소 △제련소 조업정지 소송 △공장 가동률 50%대 추락 △오너 일가의 무책임 경영 등 종합 부실 제련소로 악명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부실 경영으로 실적이 악화하자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아 또다시 국가 기간산업의 중요한 한 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영풍의 경영 악화 흐름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고려아연의 분석이다.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가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아울러 석포제련소는 폐수 유출 관련 조업정지 60일 처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이런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뒤집히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의 이런 부실 경영은 대주주 장씨 일가가 만든 무책임한 경영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영풍은 지난 10년간 줄곧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왔는데, 이들이 결국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되면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중대재해로 대표 2명이 구속된 데 이어 기소까지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반면 영풍은 고려아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 입장문을 발표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강화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를 넘겼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는 고작 2.2%의 지분으로 75년간 이어온 ‘동업 정신’을 훼손하고, 독단적 경영 행태를 일삼는 경영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 ‘약탈적 M&A’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전상헌·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