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로뎅’ 빌스, 울산에 암각화 기법 작품 남겨

2024-09-25     권지혜 기자
세계적인 작가 ‘빌스(Vhils)’의 작품이 울산의 도심에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

현대조각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포르투갈 작가 빌스(Vhils)가 울산을 찾았다. 그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분수대 측벽에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부조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빌스는 6월27일부터 10월27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반구천에서 어반 아트로’전에 참여하고 있다.

24일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26일부터 열리는 ‘전국 야외조각 초대전’ 준비가 한창인 야외전시장 옆으로 빌스 의 작품이 보였다. 안전 펜스가 쳐져있는 빌스의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니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여성 얼굴 옆으로 울산의 상징인 역동적인 고래와 울산 시화인 장미 등이 그려져있었다. 빌스는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문화도시 울산의 미래를 염원하는 울산시민의 마음을 담았다. 빌스의 섬세함과 높은 수준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을 지나가는 시민들과 마동철 관장 등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들, 이희석 울산예총 회장 등 문화예술인들이 빌스의 작품을 둘러봤다.

이동성(62·남구)씨는 “아내와 산책하러 나왔다가 처음 보는 작품이 있길래 둘러봤다”며 “작품이 완성된 모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빌스 작품의 마감 처리를 담당하며, 울산문화예술회관은 빌스의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근처에 CCTV를 1대 더 설치할 예정이다.

바위 위에 형상을 새긴 선사시대인들처럼 딱딱한 물성을 가진 도심의 건물 벽이나 낡은 나무 문 위에 형상을 각인해 낡은 건물을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빌스는 암각화 기법과 유사한 기법으로 리스본, 파리, 홍콩 등 세계 도시 곳곳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빌스는 전통 조각 기법에 안주하지 않고 폭약, 폭발, 드릴을 활용한 새로운 기법을 창안하는 실험정신을 발휘해 ‘포르투갈의 로뎅’으로 불리기도 한다.

벽화 제막식은 오는 26일 오전 11시40분 작품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빌스의 부조벽화는 울산 도심 속에서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영구적인 작품으로 남게 된다”며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반구천에서 어반아트로’전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229·8441.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