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지키기’ 울산지역 압박 거세
2024-09-26 이다예
고려아연 사내 105개 협력사 대표 일동은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0년 동안 고려아연 온란제련소가 세계 최고의 제련소로 성장하도록 헌신한 고려아연 공사·작업도급 협의체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돈으로 사고 파는 영풍과 MBK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MBK가 추진한 홈플러스·BHC·ING생명 인수 사례를 언급한 뒤 “단기 수익율 극대화, 투자금 이상 회수만 목표로 삼는 반노동자적 자본세력을 규탄한다”며 “협력사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지역 사회, 시민, 정치권과 연대해 MBK에 맞설 것”이라고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온산국가산업단지 소속 기업들도 일련의 상황을 반기업적·반사회적·반국가적으로 규정하고, 고려아연 근로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온산공업단지협회는 “악랄하고 적대적인 인수합병 시도는 국내 모든 기업에게도 닥칠 수 있는 것이기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 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산지역회의, 울산시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 시정홍보위원회, 울산시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등도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 사태가 오는 10월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은 고려아연 사태를 입체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집중 검증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산자위 여야 간사는 이를 위해 26일께 국감 증인을 채택하기로 했다.
스케줄은 향후 여야 합의로 국감 첫날인 10월7일 또는 국감 중반 지점과 후반부 등 ‘적절한 시점’에 하기로 했다. 증인 채택 대상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영풍그룹 장현진 회장, MBK 김병주 회장 등 3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국감 증인 채택과 관련해 “거대 자본력으로 무장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기로 한 현실은 연관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상황으로 보인다”며 “산업수도 향토 기업인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시도를 비롯해 국가 기술 해외 반출 가능성 등을 국감장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 등이 국정감사에 초점을 맞추는 분야는 기업의 경영권이 외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갈 경우 핵심 제련기술과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으로 국내 기간산업이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 등이다. 울산시를 중심으로 지역 여야 정치권과 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유관 단체들이 향토기업 고려아연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이해 당사자격인 ‘고려아연·영풍·MBK’ 수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됨으로써 어떤 증언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두수·이다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