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AI·DT 기술로 미래 먹거리 확장
2024-09-30 전상헌 기자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지역 AI기업인 딥아이(DEEP AI)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울산CLX)에서 추진했던 스마트 플랜트에 AI와 DT를 접목하면서 스마트 플랜트 2.0으로 진화·발전된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다.
1년 365일 가동되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은 안전 운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엔지니어가 정비 여부를 판단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초음파를 이용해 결함을 찾는 비파괴 검사로, 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에 사용된다. 열교환기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 제품 생산 시 온도 조절에 쓰이는 수천개 튜브로 구성된 핵심부품이다. 울산CLX에만 약 7000기,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약 3만기가 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기존 검사 방식은 초음파를 이용해 촬영 후 전문가가 육안으로 결함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도, 소요시간 등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관련 분야 전문가가 감소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SK이노베이션과 딥아이가 함께 개발한 AI IRIS 기술은 초음파로 촬영한 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결함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95% 이상이다. 검사에 드는 시간도 90% 이상 단축 가능하다.
대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등 방대한 기술 지식과 중소기업의 AI 기술이 융합된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지역 AI기업과의 협력으로 산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살린 ‘산업 AI’를 함께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울산CLX는 현장 실증을 거친 후, 울산 정유·석유화학 단지로 확대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OCEAN-H(Optimized & Connected Enterprise Asset Network Hub)’의 사업화도 성공했다. OCEAN-H는 정유·석유화학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지난 60여년간 축적된 데이터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활용하게 구현한 모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OCEAN-H를 상업화한 후 해외 솔루션과 경쟁하며 현재까지 울산 지역 정유·석유화학업체 5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3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발전·철강·배터리 분야 등에서도 문의가 들어오는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에는 인도 글로벌 IT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기업인 TATA그룹의 TCS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등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며 “울산CLX는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 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