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울산건축문화제’를 준비하는 강병주 건축사, “건축물에 담긴 역사·문화적 배경 이해할 기회”

2024-10-08     차형석 기자
제8회 울산건축문화제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건축사인 강병주(사진) 대흥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부본부장은 건축문화제를 앞두고 “울산은 고도 성장의 대표 지역으로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건축적 변화를 겪어왔다. 건축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가치를 공유하는지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기에 울산의 변화만큼 울산의 건축 또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안나 팩의 ‘도시쥐 시골쥐’라는 동화의 내용을 차용하지 않더라도, 건축은 장소적 차이가 내용과 결과의 차이로 직결됨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건축사들이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의 장소와 건축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부본부장은 “이번 건축문화제를 통해 건축이 단순한 기능성을 넘어, 사람들 간의 소통과 정서를 표현하는 매개체임을 알리고자 한다. 시민들은 단순히 건축물의 외형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역사·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포괄적인 범위겠지만 그래도 생소하지 않은 단어의 합, 건축과 문화, 건축하는 사람들만의 축제일지, 건축이란 총체적인 분야를 설명하는 자리가 될지 열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익숙한 단어이지만 그것이 어떤 세상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는 분야임은 분명하다. 콘크리트를 붓고, 타일을 붙이는 것, 공영방송에 나오는 유명한 건축가들의 생각을 담아낸 특이한 건축물, 옥상 누수로 머리 아파하는 사람들의 누수 해결, 내가 살 집의 분양과 하자보수까지 그 모든 것이 건축이며, 그로 인해 영향 받는 모든 것이 건축일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의 고뇌나 철근공의 노고, 인테리어업자의 세밀함까지,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을 건축인이라 부른다고 그는 말한다.

강 부본부장은 “비록 제8회 울산건축문화제는 울산시와 울산건축사회에서 기획하고 주도하는 문화제이나, 단지 건축인만을 위한 자리는 아닐 것”이라며 “건축인, 건축에 관심 있는 일반인, 미래를 꿈구는 어린 학생, 그 모두에게 건축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자 기회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울산 건축의 과거, 원로건축가들의 작품 활동을 위한 오래된 도구부터 그 시대의 건축의 관점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울산 건축의 현재, 기성 및 신진건축가들의 주제전과 기획전을 통해 평소 접하지 못한 다양한 시각을 한자리에 볼 수도 있다”며 “울산 건축의 미래, 초등학생들의 살고 싶은 집을 그린 사생대회 작품 전시도 있다. 그들에게서 최초의 설계도면, 조감도가 탄생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강 부본부장은 “6대 도시 교류전을 통해 울산뿐만 아니라 타도시의 수준 높은 건축상도 전시된다. 향후 건축주가 될 사람들을 위한 설계부터 사용승인까지 모든 절차에 대한 프로세스 전시도 있다. 물론 울산건축상으로 대표되는 울산 올해의 건축물을 볼 기회도 생긴다”며 “전시뿐만이 아니다. 건축투어 등 다양한 전시와 체험, 깊이 있는 건축과 교수들의 강연도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건축사들이 모인 문화제추진위원회에서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면서까지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강 부본부장은 “건축의 이해를 돕는 것이 건축사들의 공공적인 임무에 포함돼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건축사로서 사명감일수도, 건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건축에 관계될 때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다”며 “보통의 사람들이 건축 전반에 조금이라도 이해도가 있으면 하는 바람, 혹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 그것이다”고 강조했다.

강병주 부본부장은 “울산건축문화제는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소통하는 플랫폼이다. 시민들이 이러한 관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문화제의 목표”라며 “일반인들에게 어떤 한 분야와 그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