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명장’ 이윤경 작가 초대전, 머리카락보다 가는 선…섬세함에 감탄 절로

2024-10-10     권지혜 기자
“작가의 영혼이 담긴 불화 대작들을 보니 마음이 저절로 경건해지는 것 같습니다.”

‘불화 명장’인 이윤경(64)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이자 초대전이 지난 8일 개막해 14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1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8일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이윤경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전시장이 북적이고 입구에는 화환이 가득했다. 개막식에는 류완하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 서동욱 남구청장, 이상기 남구의회 의장, 청원 스님 등 내외빈과 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시장에는 이윤경 작가의 불화 수상작들과 인도풍의 소품 외에도 함께 작품을 출품한 이순득 공예가(도자기), 김민서 작가(민화), 스승인 조해종 작가(불화), 지용 스님(불화)의 작품 등 60여점이 전시돼있다.

이 작가는 “불화는 선의 작업이다. 자세히 보면 모든게 머리카락보다 가는 선으로 이뤄져 있다. 돌 가루 물감인 석채를 활용해 색감이 변하지 않고 오래 남는다”며 “고려불화는 비단에 그림을 그렸다면 조선불화는 대부분 모시에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흥사괘불탱 모사작’은 실제 그림을 축소시켜 그렸다. 바로 옆에 있는 작품은 석채로 칠하기 전의 밑그림이다. ‘수월관음도’에는 선재동자와 날아가는 새가 등장하는데,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멀리 퍼져나가 중생에게 깨우침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사진작가는 “불화 대작을 그리는건 영혼을 갈아넣는 작업이다. 긴 시간 동안 인내해야하기 때문에 마음 정리가 안되면 작업이 불가하다”며 “섬세하게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것과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색감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전시장 천장까지 닿는 큰 규모의 불화에 한번 놀라고 섬세함에 또한번 놀랐다.

오지원(67·양산)씨는 “이윤경 작가의 불화를 가까이서 보니 경이롭고 놀라웠다. 신심(종교를 믿는 마음)이 두터운 분인 것 같다”며 “관세음보살 앞에 서니 마음이 경건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재석(58·서울)씨는 “불화를 이정도 큰 규모로 여러 점 전시하는 것은 처음 본다. 가는 선으로 이뤄진 불화를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이 안간다”며 “수도권에서도 불화 전시가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왔던 인생의 전반기를 보내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의문이 들때쯤 불화의 세계로 입문하게 됐다”며 “인생의 전환점이자 또 하나의 인생이 된 불화의 세계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