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5년새 교수 68명 이탈 과기원 중 최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의 교원 이탈이 4대 과학기술원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이공계 인재 육성과 과학기술 연구의 연속성을 위해 필수 자원인 우수 교원을 대학에 붙잡아 둘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종래 UNIST 총장에게 최근 교수들의 이탈 현상을 지적하는 화살이 쏟아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UNIST에서 교수 11명이 퇴직했는데, 6명이 수도권으로 이직했다”며 “학생들 입장에서 과학기술 연구의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교수가 이직해버리면 학생들도 어렵지 않겠냐”고 따져 물었다.
실제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68명이 UNIST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KAIST 49명, GIST 17명, DGIST 26명으로 UNIST는 4대 과기원 가운데 가장 많은 교원 이탈을 보였다.
특히 KAIST의 전체 교원 수가 UNIST의 2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UNIST의 교원 이탈은 다른 과기원과 비교해 더 심각한 상황이다.
박종래 총장은 “교수 이직률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미래에 대한 불투명을 높인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된다”며 “자녀 교육에 따른 주거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전형 등으로 교원 이탈을 막겠다”고 답변했다.
국감에서는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속에서 이뤄진 UNIST 상임감사의 ‘고액 출장’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UNIST·KAIST·IBS·한국연구재단의 상임감사 부임 이후 교육 및 해외출장 현황 분석에서 상임감사들은 기관 예산을 활용해 교육 등을 이유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UNIST 상임감사 A씨는 ‘감사표준 최신 동향 파악’과 ‘신규 내부 감사기법 습득’을 이유로 762만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장을 다녀왔다. 그러나 A씨가 발리에서 배워온 것은 ‘Chat gpt 사용 도입’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한국감사인대회,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감사인 과정 등을 수강하며 총 1317만원의 교육비와 400만원의 출장비를 지출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현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임감사들의 불필요한 해외 출장과 인맥 쌓기용 고액 대학 최고위 과정 수강 등으로 청년 연구자들의 아픔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상임감사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D 예산 삭감과 관련된 여러 지적이 나온 가운데 학생 1인당 교육비에도 편차가 있어 인재 양성이 원활하지 않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실제 UNIST 학생 1인당 교육비는 8417만9000원으로, 4대 과기원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UNIST를 비롯한 4대 과기원은 인재 양성 기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이 기본적으로 확보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