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자동차 수출항’ 울산항, 전기차 화재에 대처할 장비 없어

2024-10-22     김은정 기자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항만 내 환경부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국내 대표 자동차 수출 항만인 울산항에는 아직 최신 규정에 맞는 전기 자동차 소방 장비와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정희용(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만법에 따른 국가관리무역항 14개 중 인천항, 평택당진항, 대산항, 부산항 등 4개 항만에만 전기차용 소방장비가 비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울산항은 매년 900만대 이상의 자동차 및 부품이 옮겨지는 항만으로 지난해에만 4800대 이상의 전기차가 수출됐다. 울산항에서 전기차가 많이 수출되고 있지만, 리튬배터리 소화기, 소화 덮개 등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소방 장비는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 2019년 울산항 내에 충전제어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5대의 전기차 충전기도 설치했다.

이에 전기차 화재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인 배터리 과충전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정 의원은 “최근 잇달아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응하비 위해 해수부는 ‘충전율 50% 이하, 사고 이력 차량 선적 제한’을 중심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국민 불안을 결코 잠재울 수 없다”며 “정부는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가 국민이 주로 이용하는 연안여객선과 주요 항만에 신속히 보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UPA 관계자는 “울산항 내 설치된 충전기는 아직 자동 완충 방지, 배터리 온도 확인 등 기술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관계기관과의 협의로 시설개선 및 장비 확충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