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승부처 영풍정밀 수성

2024-10-23     서정혜 기자
고려아연이 자사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제리코파트너스가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에서 매수 목표 99.6%를 달성했다. 반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 14일 공개매수 마감 결과 목표 물량의 0.01% 수준인 830주 획득에 그쳐 청약에 실패했다.

이로써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지분 34.9%를 추가로 확보해 영풍정밀 경영권을 수성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꼽혀 왔다. 이 때문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함께 MBK 단독으로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함께 진행했다.

MBK는 처음 영풍정밀 공개매수로 2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2만5000원으로 매수가를 한 차례 올렸다. 이후 최 회장 측이 주당 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자, MBK도 최 회장과 같은 수준으로 매수가를 추가로 상향 조정했고, 최 회장 측은 다시 최종 매수가로 3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측은 이날 박기덕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고려아연에 대한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공정하고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정상적인 거래다”며 “비정상적인 유인 거래로 주주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됐고, 이는 건전한 자본시장을 훼손하는 반시장적인 행태다”고 강조했다.

이어 “MBK와 영풍, 장형진 영풍 고문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고, 고려아연의 사업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고려아연 경영진과 임직원은 기업을 약탈하고자 하는 세력에 대항해 회사의 역사와 미래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