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후보-유권자 ‘거리두기’ 역대급 깜깜이 선거 우려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에도
후보들 유권자 만나기 힘들어
달리는 유세차 위 연설 늘고
주택가 걸어다니며 표심 공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선거운동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모임이나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에 따라 각 후보들이 사실상 ‘유권자 실종’ 상태를 몸소 겪는 등 선거운동에도 비상이 걸렸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첫 주말과 휴일이었던 지난 4~5일 제21대 울산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 상당수가 “유권자를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울산시가 수시로 보내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안전문자가 야속하다고도 했다.
A후보 캠프 관계자는 “유권자들을 만나야 정책을 홍보하며 지지를 당부할 수 있는데 거리에 너무 사람이 없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주려고 해도 대면이나 접촉 자체를 피하는 유권자들도 있다보니 선거운동을 하기가 너무 어렵다, 깜깜이 선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후보자들은 특정 거점지역에 유세차를 세워두고 연설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도로를 달리는 유세차에서 연설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 실내 밀폐공간 방문을 꺼리고 야외활동을 늘리는 시민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유세도 등장했다. 화창한 날씨를 보였던 지난 4일 오후 한 후보자는 태화강 둔치 길목에 유세차를 세워두고 오랜 시간 후보자를 소개하는 연설을 내보내며 유권자들의 귀를 공략했다.
신종코로나가 비말 등을 통한 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거점지역에 지지자 수백명을 모으고 세를 과시하듯 집중유세를 진행하는 광경은 사라지고 있다.
B후보 캠프는 “지금같은 분위기에선 삼삼오오 모여 있어도 유권자들이 부정적인 눈초리를 보내는데 수백명의 지지자를 모으는 집중유세를 하게 되면 수천명의 유권자가 등을 돌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후보는 집중유세를 없애고 하루종일 주택가를 걸어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뚜벅이 유세’를 실천하기도 한다.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스타급 정치인을 투입하는 이벤트도 눈에 띄지 않는다. 2년 전 지방선거와 4년 전 총선 당시에는 선거운동기간에 돌입하자마자 여야 당대표 또는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이 수시로 울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제21대 총선을 앞두고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모두 이같은 이벤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5일 울산을 찾은게 사실상 전부다.
이 때문에 역대 선거에 비해 가장 조용한 이번 총선이 가장 깜깜이 선거로 기록되지 않겠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왕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