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기훈 울산혈액원장, “사명감 갖고 혈액수급 차질 없도록 노력”
2024-10-24 신동섭 기자
지난 4월 취임한 이기훈 울산혈액원장은 24년간 대한적십자사에서 국제 구호, 감사, 기금 모금 등 다양한 업무를 해 온 배테랑이다. 그가 취임하기 전 울산혈액원은 2년 연속 우수 혈액원으로 선정됐는데, 부임하자마자 의정 갈등이 터지며 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울산혈액원 또한 이에 발맞춰 역할 변경이 요구되고 있다.
이 원장은 혈액 수급에 대해 “혈액 보관 기간이 제일 긴 것이 35일, 짧으면 5일이다. 꾸준히 헌혈을 받아야 수술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할 수 있다”며 “하루 혈액 권장 보유량은 5일분이다. 하지만 1~2월, 설 연휴, 학교 방학 시기가 되면 전국적으로 혈액 보유량이 부족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가 갈수록 헌혈자가 줄고 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라며 “대학 입시 봉사실적 미반영, 건강 악영향 등의 이유로 젊은 층의 헌혈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중년 헌혈 인구는 증가 중이다”고 말했다.
울산혈액원은 젊은 층의 헌혈자가 급감하자, 대기업·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헌혈 홍보를 강화하는 등 중년 헌혈 인구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혈액원은 지난해 9만9000여명을 기록했던 헌혈 인구가 올해는 11만여 명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정 갈등 이후에 혈액이 필요한 수술이 줄자, 혈액 보유량이 10일 이상이 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의정 갈등 장기화로 수술을 미뤄 왔던 의료계·환자가 수술을 재개했고, 지난 22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은 3.8일, 울산은 6일분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혈액원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청렴도, 반부패 캠페인 등을 펼쳐 지난해에는 반부패 청렴도 평가에서 2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이 원장은 혈액원의 신뢰도에 대해 “전국 3곳의 혈액검사 센터에서 모든 혈액 샘플을 검사해 문제가 되는 혈액은 걸러내고 있다”며 “문제 있는 혈액 역시 폐기 과정에서 연구소 등으로 옮겨져 남김없이 활용된다”고 답했다.
그는 헌혈 시 받는 헌혈증의 가치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헌혈증 1장을 제출하면 수술 중 사용한 혈액백 1개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준다”며 “하지만 영수증 등에 건강보험료 등에 대한 부분이 제외돼서 표기돼 있기에 사람들이 오해하기도 한다. 이 정책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많은 백혈병 환자가 치료비 고통을 경감받고 있다. 모두 헌혈증을 기부해 주시는 분들 덕분이다”고 감사를 돌렸다.
이기훈 울산혈액원장은 “의정 갈등이 곧 끝나겠지 했는데 점차 길어지고 있다 보니 이제는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다. 현재 의정 갈등 이후 의료환경 변화에 발맞춰 혈액원도 변화하려 준비 중이다”며 “대형 종합병원 중심에서 준종합병원 중심으로 의료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에 발맞춰 관계자 교육 및 홍보를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다 보니 없던 사명감도 생겼다. 앞으로도 혈액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