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만 3연패라니…울산HD, 가와사키·요코하마 이어 고베에 0대2 완패
2024-10-25 박재권 기자
울산은 오는 주말 ‘동해안 라이벌’인 포항 스틸러스와 올 시즌 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울산은 지난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에서 빗셀 고베에 후반에만 2골을 얻어맞고 0대2로 완패했다.
K리그1 선두를 달리며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은 아시아 최고 무대에서 개막 이후 3연속 패배로 동아시아 12개 팀 중 꼴찌로 내려앉아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가와사키 프론탈레(0대1 패), 요코하마 F.마리노스(0대4 패)에 이어 고베까지 일본 팀에만 3전 전패를 당한 점도 ‘대한민국 최강팀’으로서 매우 자존심이 상할 법한 결과다.
동아시아에서 지금까지 3전 전패를 기록한 팀은 울산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 단 두 팀뿐이다. 울산(-7골)은 센트럴코스트(-4골)에 골 득실에서도 뒤진다. 게다가 울산은 3경기에서 7골을 내주면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동아시아에서 한 골도 못 넣은 팀은 울산이 유일하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을 ‘1.5군’에 해당하는 전열로 채우며 주말 열리는 K리그1 경기에 좀 더 무게를 둬 조기에 리그 3연패를 이루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울산은 고베의 강한 전방 압박을 뚫어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국가대표 출신의 정우영, 이규성 등 미드필더진은 볼 간수도 제대로 못 하고 중원을 속절 없이 내줬다.
임종은, 황석호 등 수비진도 안정감 없이 허둥지둥했다. 힘들게 상대 위험지역으로 진입해도, 탄탄한 수비진을 뚫어내지는 못했다. 스트라이커 야고와 다른 공격수들 간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세밀한 움직임도 부족했다.
결국 울산은 후반 들어 고베에게 두 골을 잇따라 얻어맞고 졌다. 수문장 조현우의 수차례 선방이 아니었다면 자칫 대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결과에 대해서 우리 팬들께 너무 송구한 마음이다. 부끄럽고, 자격이 없고, 무엇으로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부끄럽다. 이 팀이 16강에서 탈락한다고 해도 할 말 없다. 홈 팬, 상대, 팀 동료, 스스로에 대한 존중 등 아시아에서 경쟁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부터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은 ACL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나와있는 팀인데, 일단 우리의 태도, 자세 등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울산은 오는 27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항을 상대한다. 포항과의 경기를 이길 경우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만, ACLE로 인한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