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시청 논 정원’을 거닐며 쌀 산업의 중요성을 생각하다

2024-10-28     경상일보

울산은 ‘산업수도’라는 명칭에 걸맞게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는 중요한 공업도시로 자리 잡아 왔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중화학 공업은 울산의 경제적 기반을 이루고,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 성장 속에서 잊히기 쉬운 것이 바로 농업의 중요성이다. 울산시는 울산시청 내 생활정원에 전국 최초로 논 정원을 조성해 5월에 모내기와 10월 벼 베기 행사를 하며 쌀 산업과 농업의 가치를 되새기고, 시민들에게 그 소중함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쌀 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자명하다.

쌀은 국내에서 자급할 수 있는 주된 작물로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중요한 작물이다.

쌀 산업은 한국 농업의 대표적인 생산물로 농업인들의 주요 소득원이자 농촌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뿐만 아니라 쌀 농업은 논이라는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해 홍수조절, 지하수 보전, 생물 다양성 보호 등의 기능을 하며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해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완화에도 기여를 한다. 명절 음식, 제사 등에 쌀을 이용한 음식이 빠질 수가 없듯이 쌀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강하게 연결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쌀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경제, 사회, 환경, 문화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쌀은 살을 찌우고, 영양가가 없다는 등 잘못된 정보들이 확산하면서 1인당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오해에도 불구하고 쌀은 한국인의 주요 에너지원인 동시에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다.

쌀은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30~40% 공급하는 주요 에너지원인 동시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풍부해 성장발육 촉진, 두뇌 발달,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고 칼슘, 철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빈혈,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 성인병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쌀밥은 다양한 음식과 함께 섭취함으로써 균형 잡힌 식사를 가능하게 한다.

울산농협은 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쌀 소비 장려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아침밥 먹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농협에서 아침밥 먹기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아침 식사의 중요성과 쌀의 영양적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해 건강증진과 쌀 소비 확대를 동시에 이루기 위함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게 일상이 됐지만, 아침식사는 하루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식사이다. 아침을 거르면 두뇌에 필요한 포도당이 부족해져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아침밥은 학습 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침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먹으면 스트레스와 불안이 감소하고 정서적 안정감도 높아진다고 한다. 쌀은 소화가 잘되고 에너지를 서서히 방출해 혈당 변화를 완만하게 유지하게 해 정신적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아침밥을 거르면 점심과 저녁에 과식하거나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이어져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처럼 쌀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경제, 그리고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자원이다. 아침밥 먹기와 같은 실천적 소비 운동을 통해 우리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울산시청의 논 정원과 울산농협의 아침밥 먹기 운동은 우리의 전통을 되살리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나아가 쌀 소비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농업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창현 농협중앙회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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