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성제의 독서공방]나는 어떤 책을 읽는가?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물음이다. 나는 독서를 할 때마다 삶의 방향과 살아갈 방법을 찾았던가? 생각해보니 자주 찾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책에서 찾은 대로 살아가는가? 아니다. 독서하는 순간순간 새롭게 마음을 먹었을 뿐이다. 그러면 독서가 무슨 소용인가, 단지 재미로만 읽었을 뿐인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낙심은 하지 않는다. 콩나물 물주기 식으로 독서를 통해 요만큼이라도 자라왔다고 말할 수는 있겠다.
책의 홍수시대에 어떤 책을 골라 읽을까도 고민이다. 고명환의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곰)에는 마땅히 읽어야 할 책들이 널려있다. 그것도 모두 고전으로 독서의 비결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수백 수천 년 동안 검증받은 비법이 담긴 고전은 변화무쌍한 세상, 쏜살같이 날아가는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생의 문제를 풀어준다.
작가는 카프카의 <변신>에서처럼 어느 날 벌레로 변해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3일 후면 죽는다는 선고를 받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벌레 같은 시간을 가지고서야 비로소 고전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칠게 치달렸던 인생에서 자신이 정작 얽매임 없이 살고 싶었던 길로 인생의 방향을 틀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작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책에서 57권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가 살면서 생긴 의문 뒤에 고전이 답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삶에 대한 의문은 인간으로서 보편적 질문들이다. 다만 삶이 절절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질문들이라고 본다. 아니면 절절하게 살고 싶은 이들의 멈춰지지 않는 고민들이다.
고전은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말한다. 정답이 없는 것은 사람사람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고전은 각자의 인생을 헤쳐 갈 지혜의 물을 들이 붓는데, 밑 빠진 독이라도 물이 갈급하다고 느낀 콩나물은 살이 찌기 마련이다.
지면이 좁아 작가의 펄떡거림을 나열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삶은 반드시 달라지리라 본다.
설성제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