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수중 데이터센터’, 분산에너지 특구 선점 물꼬 틔우길

2024-10-29     경상일보

2027년까지 울산 서생 앞바다 해저에 국내 최초로 ‘수중 데이터센터’가 구축된다. 이를 위해 해저 수심 30m 지점에 서버 10만 대 규모의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를 구축하기 위한 설계·시공, 운영·유지관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연말까지 진행된다.

영화에서나 봄 직한 울산발 ‘해저 데이터센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울산 수중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분산에너지 특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GS건설, 포스코는 28일 ‘친환경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연구사업 추진 및 원천기술 개발 등을, GS건설과 포스코는 냉각 및 방열기술 개발, 최적 설계 및 시공기술 등을 추진한다. 시는 부지 실증 및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행정업무 지원에 나선다.

KIOST 등은 앞서 지난 2022년부터 울주군 나사리 전면 해상에 들어설 해저공간 플랫폼의 개념설계를 마치고, 최근 이 해저공간에 설치할 수중 데이터센터의 냉각기술 검증을 위한 서버 확보에 나서고 있다. KIOST는 올해 연말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협약기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을 위한 설계에 나서 2027년까지 해저 데이터 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해저 데이터센터는 바다 아래에 서버와 네트워크 등을 설치·운영하는 데이터 센터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육상에 비해 비용 절감 및 육상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며, 서버의 고장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바다의 낮은 수온을 이용해 서버 온도 유지 효율성을 높여 전력 소비량을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50% 이상 줄이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 해저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경쟁도 치열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해저 데이터센터 운영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중국은 하이난성에 세계 최대 상업용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 앞바다에 수중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 에너지 소비 전력 부하를 줄이면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전기료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울산이 데이터센터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할 중요한 기회다. 정부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