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대기와 실내공기 오염
우리에게 단 몇 분이라도 없으면 안 되는 공기는 질소, 산소, 아르곤, 이산화탄소, 그리고 지역에 따라 농도가 다른 수증기 외에 수 ppm 수준의 네온, 헬륨, 메탄 등 여러 미량 기체들로 이루어져 있다. 공기는 지표면으로부터 상공으로 갈수록 감소하면서 단지 10~12㎞ 이내의 대류권에 전체 질량의 80%가 존재한다.
또한 공기 중에는 천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많은 종류의 입자들이 있다. 산업활동, 산불 등으로 인한 비산회, 매연 뿐만 아니라 화분, 박테리아 포자, 해염, 그리고 화산활동으로부터 생긴 여러 입자들이 있다. 작은 입자들은 공기 중에 일주일 또는 그 이상 머물면서 공기의 흐름에 따라 꽤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다.
대기오염은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이 일어나 석탄 이용이 급히 진전되면서 국지적으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1948년 미국 도노와 계곡 사건(부유 분진으로 20명 사망 등 6000명 피해), 런던 스모그 사건(황산 미스트, 부유 분진으로 사망자 수 4000명에 달함) 등이 그 시작이었고, 20세기 중반이 되면서 자동차 매연에 의한 광화학스모그(로스앤젤레스)가 생겨났다. 전력, 철강, 석유제품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오염 물질에 의한 지구 전체의 환경 교란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지금의 미세 플라스틱 문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의한 기후 위기 현상이 바로 이것인 것이다.
마이크로 단위 이하의(PM 2.5) 미세 입자는 폐의 깊은 곳까지 침입한다. 비교적 큰 입자들은 호흡기 초입부분에서 걸러지게 되고, 폐 깊숙이 들어간 미세 입자들은, 폐포에는 섬모가 없기 때문에 제거될 수가 없다. 광부들의 규폐증, 흡연자와 석면류 노동자들 사이에 발생하는 폐암 발생 등이 있다. 또한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나프탈렌, 페난트렌, 바이페닐 등은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피렌, 벤조피렌 등 더 큰 분자들은 거의 고체 상태로 검댕이에 부착되어 있다. 이들 중 어떤 것은 발암성이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것들은 담배 연기와 고기를 구울 때 연기 등 여러 종류의 연기에 존재한다. 또한 공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유기화합물을 높은 온도까지 가열하면 항상 PAH가 생성된다. 디젤 차량은 전체 분진은 더 많이 방출하지만 대부분 낮은 분자량을 가짐에 비하여, 가솔린 엔진은 대부분 큰 분자량의 PAH를 배출하는데, 이들은 발암성이 더 크다.
실내 환경에서는 대기 환경과는 달리, 물리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으로 매우 다양한 오염물질이 존재하고 체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바깥 공기와 구별되어 취급된다. 특히, 새 건물에서의 유기화합물의 농도가 높다. 건축물에 따라 다르지만, 여러 가지 재료 물질로부터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와 다른 유기물질, 그리고 땅으로부터의 라돈 등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면에서의 손실을 감수하며 지은 후 6개월 동안 100% 외부 공기로 환기시켜야 한다.
실내 공기 오염원은 다양하다. 가구와 실내 장식품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특히 포름알데히드), 오래된 건축물에 방치되어 있는 석면, 어린이 장난감, 크레용에 포함된 납, 일반 가정에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사용하고 있는 살충제, 살균제, 소독약, 농약, 방향제 등 화학제품은 호흡기 손상 및 신경 장애를 일으킨다.
방사성 입자 중 라돈 기체가 있다. 라돈은 알파선을 방출하며, 체내로 흡수될 경우 세포 파괴, 유전자 변형을 시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화강암, 시멘트 등에서 발생하며, 매우 무거운 기체라서 지하실 등에 쌓이게 되므로 환기가 되지 않는 지하실은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화강암 지대가 많으므로 자연 라돈의 방출량이 높다. 만들어진 시멘트는 방사선 물질 함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습도가 낮은 추운 겨울에는 라돈 수치가 치솟기 때문에 겨울철 실내 환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환경부에서는 가정의 라돈 농도를 조사해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청하면 라돈 채집기를 설치해 일정 기간 동안 둔 뒤 라돈 농도를 측정해, 필요한 경우 라돈 배출 장치를 설치하도록 한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1층이나 지하층에 거주하는 가정은 신청해 봄이 좋을 것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