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예인 ‘심자란’ 기리는 문화행사 잇따라

2024-10-30     권지혜 기자

조선 후기 울산의 기생 ‘심자란’의 넋을 기리고 예술적 혼을 이어가는 문화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우선 이선숙판소리연구소가 주최하고 울산예인심자란선양회가 주관하는 제2회 울산 병영교방 문화제 심자란 전국국악(자란가) 경연대회가 11월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개최된다. 관람료는 전석 무료다.

울산 병영교방 출신 관기 심자란(1725~1742)은 300여년 전 울산의 병영교방에서 예인의 풍모를 익히고 이름을 얻었으나 부조리한 세상에서 절의를 지키다 만 17세 나이에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울산의 대표적 실존 인물이다.

경연대회는 심자란의 특기인 악기와 노래를 중심으로 기악부, 판소리부로 나눠 진행되며 초·중등부, 고등부, 신인부, 일반부로 구분해 경연한다. 올해는 창작곡인 ‘자란가’ 경연대회가 추가됐다.

대회는 예선, 본선, 종합대상으로 실시된다. 일반부 종합대상에는 심자란상을 수여하며, 고등부 종합대상에는 처용상을 수여한다.

이선숙판소리연구소와 울산예인심자란선양회는 11월2일 중구문화의전당 달빛마루에서 ‘제2회 울산병영교방 문화제’ 2024 심자란 학술 세미나를 진행한다.

학술 세미나는 심자란이 지역 문화예술계에 구심점 역할을 하길 바라며 ‘심자란의 기림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다.

김우진 전 서울대 교수의 기조발표, 김석배 금오공대 교수와 김수미 서울대 박사의 발표, 이채경 성균관대 박사와 오영지 영남대 음악학과 박사과정의 토론이 진행된다.

이선숙 예술감독은 “울산 예인 심자란은 예술적 자료나 문화예술 관련 인물이 부족한 울산의 소중한 문화적·역사적 인물로 기려야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전문예술법인단체인 김진완무용단의 한국창작무용 고귀한 영혼의 숨결 ‘자란’ 공연은 11월3일 오후 6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공연은 ‘자란’의 신분 차이로 인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무용극으로, 사실을 바탕으로 픽션을 더해 화려하고 웅장하며 매혹적인 춤사위로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윤면일(이현석 무용수)과 정광운(황정현 무용수) 사이에서의 자란(지민주 무용수)의 모습을 △갈등과 고뇌 △의리와 절개 △죽음으로 표현한다.

특히 대형 LED를 무대 전체에 설치해 배경 속의 풍경이 사랑스럽고 애절한 춤, 시와 노래, 웅장한 음악, 영상 등과 어우러지며 80분 간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공연은 전석 무료다.

김진완 대표는 “모든 사람이 ‘자란’을 기억할 수 있도록 재조명하고자 했다”며 “춤으로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 춤으로 만드는 감동의 순간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