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70까지 일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성공한 인생

2024-10-30     경상일보

60년대생들이 퇴직하기 시작한지 벌써 5년째다. 이 세대는 내년부터 가장 빠른 1960년생(쥐띠)을 시작으로 65세 이상인 법적 노인 연령에 접어든다.

‘386세대’로도 불리는 1960년대생은 모두 8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4%에 달한다. 710만명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보다 인구 규모가 크다.

한국리서치에서 1960년대생 980명을 대상으로 웹·모바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퇴직자의 절반이 일을 하고 있고, 응답자의 90%는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응답자 54%가 재취업 또는 창업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일하는 경우 평균 2.3개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일을 하는 이유로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37%)’ ‘가계의 경제적 필요(29%)’ ‘일하는 삶이 더 보람(17%)’ 등을 들었다.

응답자 70%는 현재 수입(돈)을 목적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퇴직 후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답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보더라도 이제는 70살까지 일하는 시대다. 퇴직 나이 60살은 젊어도 너무 젊다.

응답자 77%는 법적 노인연령보다 5세 많은 70세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이 생각한 적정 정년은 만 65.4세로 법정 정년(만 60세)보다 5세 이상 높았다. 주요 선진국은 75세를 고령자로 규정한다. 60세부터 74세까지는 준고령자다.

노후준비 방법(복수 응답)으로는 국민연금(80%)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퇴직 후 소득이 없지만 연금을 받지 못하는 ‘소득절벽(퇴직후 1~3년)’에 대해서는 81%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차 베이비부머인 60년대생은 기존의 고령 세대와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근로 의지가 강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편이라며 “이들은 IT 활용도가 높고 소득·자산 여건이 양호하며 사회·문화 활동에 대한 수요도 크다”고 60년대생을 정의한다.

60년대생은 이전 세대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 60년대생의 2, 3년제와 4년제 대학졸업 비율은 33.8%로 50년대생(50~59년생)의 17.0%보다 2배가량 높다.1990년대 말 초고속 인터넷, 2010년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IT기기 활용 능력은 이전 세대는 물론 전 국민 평균 대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50년대생과 비교하면 활용 수준과 역량 수준은 20% 이상 차이가 난다.

필자 역시 1962년생으로 60년대생이다. 퇴직 후 2년 넘게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안전컨설팅 업체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매일 아침 사망사고 블로그도 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지역신문에 안전칼럼도 기고하고 있다. 오히려 현역 때보다 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60대를 전성기로 만들고자 하는 의욕도 넘친다. 적어도 70살까지 현역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다.

60년대생들이 퇴직 후에도 이렇듯 사회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리서치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이전 세대와 비교해 높은 교육 수준과 IT기기 활용 능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 역시 퇴직 전부터 개인 노트북을 늘 휴대하며 일상적으로 활용했던 게 퇴직 후 일을 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다. 퇴직 후 일을 하고 싶다고 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퇴직하기 4~5년 전부터 나름대로 60이후 삶에 대한 준비를 하고 삶의 내공을 쌓아야 한다.

정년퇴직 직후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60년대생들은 인구규모 만큼이나 퇴직후 재취업시장 경쟁 역시 만만치 않다. 차별화되는 남다름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신입사원 못지 않는 생산성(컴퓨터 활용능력)도 요구된다.

정년퇴직 후 최소 10년은 일이 있어야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하다.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느낄 때가 퇴직이다. 70살까지 현역이라면 그 자체로 성공한 인생이다. 아니 이제는 70까지 일하는 시대다.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심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