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1 더하기 1은?
‘1+1=2’라는 수식에 수학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 간의 교류에 있어서는 딱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 사람 한 명과 한 명이 만나 발휘해 내는 힘은 두 명 몫을 훌쩍 뛰어넘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협업(collaboration)’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반 의류 브랜드에서 상시 출시되는 상품보다 일시적인 협업을 통해 타 브랜드나 외부 디자이너가 참여해 출시한 상품이 훨씬 더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협업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는지 알 수 있다.
최근 협업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예술 프로젝트가 있었다. ‘생활의 모든 것이 예술이 된다-Be ART!’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골목예술골목가게’ 프로젝트다. 순수예술인들과 골목상권을 이끄는 청년사업가들이 함께 만든 예술 활동이다. 울산 전문 예술단체인 클래식 더 이음의 대표이자 피아니스트인 서아름 연주자의 기획 아래 한유랑 성악가+성민도가 김성민 대표, 조은비 무용가+봉언니 한복집 최봉해 대표, 여기에 김민석 영상 감독과 안남용 사진가와 필자도 참여했다. 프로젝트는 4월부터 시작됐고 그 결과물은 10월 두 번의 쇼케이스와 한 번의 공연으로 발표했다. 성악가의 노래와 피아노 연주는 전통주와 만나 더욱 맛있어졌고, 무용가의 춤은 한복을 만나 더 아름다워졌다. 여기에 각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영상 제작을 통해 공연에서 선보이기 힘든 내밀한 이야기를 시각화했고, 아카이빙으로 시작된 사진 기록은 지나쳐버리는 순간의 시간을 다시 음미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생성된 기록물들은 11월 자체 기획 중인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세 번의 프로그램에 방문했던 관객들은 새로운 시도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 이유로는 각 장르가 갖는 가치와 의미의 확장 덕분일 것이다. 참가자들은 생활의 모든 것을 예술화하겠다는 공동의 목표 의식이 있었고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소통으로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각 장르가 가진 고유함을 무의미하게 희석해 버리거나 전문성이 저하될 수도 있는 협업의 역기능을 경계하고자 참가자들 모두 자신의 전문 분야에 있어 책임을 다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전담해 주었다. 최선을 다한 참가자들 덕인지, 관객들의 너른 마음 덕인지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골목예술골목가게’ 프로젝트는 예술과 생활 문화와의 협업, 예술 장르 간의 협업이 모두 융합된 아주 작은 예술 축제와도 같은 작업이었다. 참가자들에게는 서로의 장르를 이해하고 활동 반경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관객들에게는 규정되지 않은 새로운 예술 현장을 경험케 했다. 이러한 협업은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 1+1=2 라는 수식을 넘어 한 사람과 또 한 사람의 세계가 만나 이룰 수 있는 무한대의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