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다

2024-10-31     경상일보

인구 유출, 지역소멸 우려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최선의 방법은 ‘혁신’이다. 그 혁신을 견인할 핵심 주체는 바로 스타트업이다.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역창업생태계 혁신이 선행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스타트업’과 ‘혁신’의 아이콘은 단연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인구 950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첨단기술과 스타트업 창업에 집중투자한 결과 스타트업 강국으로 성장했다. 매년 1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하고, 1인당 창업기업 수 세계 1위, 나스닥 상장 기업 수는 세계 4위(2024년 135개)에 달한다. 또한, 10억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요즈마 2.0’ 펀드는 혁신 스타트업에 필요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 벤처투자시장 규모는 약 20조원(155억 달러)으로 한국(6.76조원)의 3배 수준이고 전 세계 벤처펀드의 35%가 이스라엘로 유입되고 있다.

그 결과 자원과 영토의 한계를 기술과 스타트업 육성 전략으로 극복한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네이션’이라 불리며, 경제 성장의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빼어난 경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기술창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2024)에 따르면, 국내 기술창업은 2016년 19.7만 개에서 작년엔 22.1만개로 8년간 16.1% 증가했다. 스타트업 성장의 마중물인 벤처투자 시장도 지난 15년간(2008~2023) 연평균 16%의 양적 성장을 이루며, 세계 5~9위권을 유지하고 전 세계 평균 성장률 13%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투자금의 73%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적인 불균형은 여전하다.

혁신 스타트업이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탄생하기 위한 해법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 기업가정신 저변 확산을 통한 창업문화를 조성하고, 기술기반 혁신 스타트업의 창업 촉진과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대가 관건이다.

울산의 창업투자생태계는 어떠한가? 최근 기술창업기업의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기술창업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 2016년 2.2%에서 지난해 1.7%로 떨어져 전국 17개 시·도 중 세번째로 낮다. 2024년 6월말 기준 울산지역 벤처투자액은 27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 2.7조 원의 1%에 불과하다. 2023년 0.2%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지역 투자시장 확대와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지역 중견기업과 MOU를 체결, 기업 출자 10억원으로 총 38.5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또한, 수도권VC 대상 지역스타트업 IR 행사인 ‘창업투자포럼’을 개최, 315억원(7개사, 2024.8)의 연계 투자를 성사시켰다. 울산 스타트업과 일본 CVC 및 중견·대기업간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연계하는 ‘U-Global Bridge, Japan’ 프로젝트를 신규로 추진해 투자유치와 해외진출도 지원 중이다.

2024년 12월에는 ‘울산 창업생태계 혁신 거버넌스’를 출범시켜 창업지원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창업자들에게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 협의체는 지자체, 창업지원기관, 금융기관, 공공 및 대·중견기업으로 구성할 예정으로, 창업지원기관 간 교류와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창업하기 좋은 울산’으로 거듭나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은 대·중견기업이 주력산업을 이끌며 성장해 왔다.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발전시킨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들이 쌓아온 기술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창업으로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이들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울산의 재도약을 이끄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