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건강도시 따뜻한 에너지 나눔]울산 곳곳서 브레이크 없는 사랑의 질주 계속
1989년 5월15일 창간한 경상일보가 지령 1만호를 맞이하기까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 중 하나가 ‘이웃사랑’ ‘나눔봉사’다. 그동안 본보는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행복사회를 꿈꾸며 1만 번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왔다. 특히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 나홀로 가정, 고독한 청년에게 사랑의 손길을 뻗는 데 앞장섰다. 본보는 지령 1만호를 맞아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울산을 보다 온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
◇1만 시간 봉사자들과 함께한 이발 봉사
무더운 햇살이 내리쬐는 일요일 오전. 이날은 북구 태연재활원으로 향해 이발 봉사 활동을 하는 날이다. 집결 시간인 9시가 다가오자 자원 봉사자들은 하나 둘씩 집결지에 모였다. 이날 모인 이들은 넝쿨한우리 봉사회다.
1992년 창설 초기에는 울산지역 양육원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봤지만 매월 1회 방문으로는 아이들과 친해지기 어려운데다 잘못된 접근으로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판단, 태연재활원에서 정기적으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0년간 봉사를 이어가다 이웃 중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2002년 넝쿨한우리 후원회를 별도로 결성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봉사회는 태연재활원을 방문해 간단한 소개를 마친 뒤, 재활원 내 이발원으로 이동했다. 함께 발걸음을 옮겨 보니 이미 많은 이들이 이발 봉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이발 봉사에는 미용에 숙련된 봉사자들이 나섰다. 이들은 현재 미용업에 종사 중이거나 일을 했던 이들로 구성돼 있다. 자원봉사에 참석한 취재진은 경력에 밀려 이발기를 잡을 수 없었다. 대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이들을 지원했다. 봉사자들은 이발뿐만 아니라 원생들의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했고, 트로트 음악을 통해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 중 다수는 최소 1년에 350시간씩 봉사를 했다. 33년 동안 봉사를 했다고 보면 봉사 시간이 1만 시간을 훌쩍 넘어간다.
최현섭 넝쿨한우리 관계자는 “수많은 봉사단체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가운데 우리가 30년 넘게 꾸준히 봉사 활동을 이어온 이유 중 하나는 매월 다른 프로그램을 마련, 봉사자와 가족들 모두 즐기며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든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들의 나눔을 알립니다’…지역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 전파
본보는 창간 이후 다양한 형태로 지역사회에 따뜻한 에너지를 전파하는 기획물을 보도했다. 2004년 창간 15주년 특별기획으로 ‘더불어 사는 울산이 아름답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나눔 울산’이라는 사회 복지 연중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분위기가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나눔울산 의료봉사단’이 생겨나고, 지자체와 독지가들의 후원이 줄을 이었다.
2009년은 슬로건을 ‘다시 뛰자! 희망 울산 2009’로 정하고 시민들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희망의 메시지’ 전파에 중점을 뒀다. ‘2009 울산경제, 희망의 빛을 찾는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희망 메시지’ ‘복지 사회의 다문화 가정, 다정한 우리 이웃’ 등의 기획물도 선보였다.
2011년에는 나눔 울산의 일환으로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자’는 기획물을 주 1회 연재하기도 했다. 2010년 후반기부터는 사회면에 ‘햇살’ 코너를 통해 지역 곳곳에서 일어나는 훈훈한 미담을 빠짐없이 신속·정확하게 보도, 울산을 온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섰다.
특히 본보는 복지 문제에 ‘나눔’이라는 선진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울산에 복지 확산의 밑거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울산에서 복지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과제가 끊임없이 도출됐으며, 그 결과 이전에는 단지 ‘이웃돕기’ 수준에 머물던 복지 개념에 더해 지금과 같은 새로운 복지의 지평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역 소외 계층 아동들에게 희망을’
지난 2020년부터 경상일보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와 함께 연중 캠페인 ‘집다운 집으로’를 진행 중이다. 집다운 집으로 캠페인을 통해 약 50여 개의 가정을 포함해 다수의 주거 빈곤 아동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집에서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됐다. 무엇보다도 지역 사회와 울산 시민, 사회복지 유관기관, 공공기관 등 아동의 주거권 보장에 대한 인식을 크게 제고하는 데 앞장섰다.
본보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순수하고 소중한 어린이의 마음을 지켜주고, 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나눔 실천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박재권기자 jae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