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건강도시 산업도시 울산, 건축도 탄소중립]에너지 절감 물론 자원 공유까지 ‘일거양득’
전 세계가 ‘탄소중립’ ‘RE100’으로 뜨겁다. 특히 산업도시 울산은 에너지 다소비 분야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현장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 도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주거·업무를 위한 건축물에도 ‘탄소중립’ 바람이 거세다. 울산은 산업현장을 비롯해 실생활에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본보는 6차례에 걸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서울 등 국내외 에너지 절감 건축물 사례를 살펴보고, 에너지 다소비 지역인 울산만의 탄소중립 건축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생산량 > 소비량 ‘에너지 플러스 하우스’
지난 9월말 유럽의 금융 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수십년 전부터 프랑크푸르트 주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인 건축물들이 대거 들어서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심을 가로지르는 마인강변 바로 앞에 아파트형 주거 건물인 ‘액티브 슈타터스’(Aktiv-StadtHaus)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 완공된 ‘액티브 슈타터스’는 7500㎡ 부지에 가로 150m, 8층 높이로 세워진 도심 아파트다. 서핑보드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형태가 눈에 띄는데, 이 아파트에는 50~70㎡ 규모 74가구가 거주한다.
‘액티브 슈타터스’는 ‘에너지 플러스 하우스’로 건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자체 생산한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햇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고, 지열 히트 펌프는 땅속 지열로 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낮시간 모은 전기는 건물 저층부에 마련된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한다. 건물 옥상과 앞면에 설치된 1130개의 태양광 패널에서는 액티브 슈타터스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0% 가량인 연간 370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태양광 등 건물 외부에서 들어온 열을 잘 활용하는 것도 ‘액티브 슈타터스’의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적용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건물에서는 회수 환기 시스템으로 욕실이나 주방 등에서 발생한 열을 모아 환기 과정에서 손실되는 열을 재사용한다. 3중 유리창·고성능 단열재 등 패시브 기술을 적극 활용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인근에 설치된 55m 길이의 하수관에서는 오수 속 폐열을 히트펌프로 모아 재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액티브 슈타터스에서는 생산된 전력 가운데 75%가량을 소비하고, 나머지 25%는 전력망을 통해 주변 건물이나 전력시장에 공급한다.
◇에너지 절감 넘어 거주자 편의도 높여
액티브 슈타터스는 단순히 에너지 효율적인 건축물을 넘어, 거주자 편의도 다각도로 고려했다. 액티브 슈타터스는 스마트 홈 시스템을 통해 조명, 난방, 환기 등을 자동으로 제어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한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실내외 온도와 거주자의 재실 여부를 분석해 난방을 제어하고,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해 환기도 한다. 거주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액티브 슈타터스는 세대별 면적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평균 연간 2000kWh의 전력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세대별 전력 사용량을 공개해 건물 전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한다. 액티브 슈타터스는 단순한 에너지 절감을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삶과 거주자들의 편의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 역할도 한다. 건물 1층과 지하에는 자동차 공유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전기차는 건물에서 생산된 전기로 충전해 외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시공사는 법으로 규정된 것보다 적은 주차면 수를 조성해도 돼 건축비도 상당 금액 절감했다. 이와 함께 액티브 슈타터스는 거주자 간의 소통과 교류를 증진하는 다양한 공간을 제공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