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만 아파트 천상 한가운데 13년째 방치
2024-11-04 정혜윤 기자
3일 찾은 천상리 울주천상도서관 인근. 약 2140여㎡ 부지가 4m 높이의 철제 패널로 둘러싸여 있다.
패널 안으로는 창문과 베란다 공사까지 완료된, 사실상 준공 상태 모습의 7층 규모 건물이 보인다. 건물 외관은 오랜 기간 방치돼 이끼가 끼거나 변색됐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10년 건축허가를 받아 2011년 착공했지만 토지 소유권 분쟁으로 올해로 약 13년째 방치 상태다. 건물 방치가 장기간 이어지며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도시 미관 저하 목소리도 해마다 나오는 실정이다.
천상에 거주하는 박모(35)씨는 “공사 중단 건물이 동네 한가운데 방치돼 일대가 슬럼화될까 걱정된다”며 “앞으로 호우나 강풍도 심해지는데 공사 자재들이 인근에 떨어지지 않을까 주민들도 노심초사한다”고 말했다.
당시 시공업체는 천상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 지구 내 환지처분 업무를 총괄하면서 해당 부지에 오피스텔 건물을 조성했다.
전체 부지 중 약 90㎡가량의 환지가 있어 토지 소유주로부터 2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후 조합이 사업을 완료하고 해산 시 돌려받기로 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조합이 해당 토지를 B씨에게 매각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시행사가 토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후 해당 부지에 한해 법원이 철거 명령을 내리면서 공사가 무기한 중단된 것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공정률이 95% 수준으로 도배하고 싱크대만 달면 될 정도였는데, 조합과 토지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다”며 “이후 소유권이 시행사에 없다며 철거 명령까지 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천상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은 체비지 관련 소송이 하나 둘 정리되고, 최근 조합장과 집행부까지 모두 변경되는 등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에 시행사 측은 새 조합이 업무를 인계받으면 협의해 토지 소유권을 되찾은 뒤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공사가 오래 중단되면서 재산상의 손해도 크다”며 “다 지은 건물인 만큼 소송이 마무리되면 건물을 다시 준공시킬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