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확정골’ 주민규, 36라운드 MVP
2024-11-06 박재권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과 강원FC의 경기에서 후반 8분 이청용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 울산의 2대1 승리와 리그 3연패를 이끈 주민규를 36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았다고 5일 밝혔다.
36라운드 MVP로 뽑힌 주민규는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는 겹경사를 맛봤다.
울산은 주민규 외에도 베스트 11 미드필더로 루빅손, 고승범, 이청용, 수비수에 김기희 등을 배출했고, 베스트 팀의 영광도 차지했다.
울산은 올해 간판 공격수인 주민규로 인해 적잖은 속앓이를 했다. 주민규 또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리그 36경기에서 17골을 꽂아 넣고 득점왕에 올랐던 주민규는 올해도 7월까지 8골을 넣는 등 울산의 주전 공격수 역할을 도맡았다.
하지만 지난 7월13일 FC서울과의 홈 경기 이후 지독한 골 가뭄에 빠졌다.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에서 김판곤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된 뒤 팀은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그의 발 끝은 끝내 침묵을 지켰다.
주춤하던 사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새롭게 합류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야고에게 밀려 출전 시간도 점차 줄어갔다.
지난 3월 ‘최고령’ 타이틀과 함께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선수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경험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주민규 또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수록 주민규는 더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 살아났다.
주민규는 지난달 27일 K리그1 35라운드이자 동해안 더비였던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팀의 추가 골을 성공시키며 무려 106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주민규는 “그동안 헌신하고 수비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찬스를 살렸다면 몇 경기에서 승점이 더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주민규는 지난 1일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도 재차 득점하며 시즌 10호 골을 돌파했다.
주민규의 골은 승리를 결정짓는 한 방이 됐다. 주민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울산은 구단 사상 최초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주민규는 골이 나오지 않던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길게 침묵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며 “감독님과 코치진, 동료들이 함께 해줬기에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다. 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울산이 ‘우승할 줄 아는 팀’이 됐다고 확신했다.
주민규는 “예전에는 울산이 중요한 경기에서 긴장 아닌 긴장을 하고 ‘잘못하면, 지면 어쩌나’ 걱정하곤 했는데, 지금은 우승이 당연해졌다. 어떻게 하면 우승할 수 있는지, 어떻게 시즌을 치르면 되는지 아는 느낌”이라면서 “이게 ‘우승 DNA’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