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재집권, 울산 주력산업 위기대응 전략 세워야

2024-11-07     경상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트럼프 포비아’가 고조되고 있다. 외교와 안보, 경제 등 전 분야에 걸친 공포증이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적 관세 정책과 공급망 리스크로 직간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자동차가 견인해 온 울산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재선 시 모든 자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25%p 올리면 한국 수출은 최대 450억달러(약 60조원)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0.29~0.67%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울산은 자동차·석유화학·조선 등 제조업 수출입 무역의존도가 높은 산업 도시다. 지난해 수출 비중은 전국 2위, 수입 비중은 전국 4위(비수도권 제외 1위)다. 경제 비중을 고려한 울산의 상대적 수출 배수(수출 비중/GRDP 비중·2022년)는 3.3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트럼프 집권 시 대외변동성에 취약한 지역 주력산업의 수출과 고용 위축 등 악영향이 예상된다.

울산 경제는 최근 수년간 국가별로 미국 수출, 업종별로는 자동차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의 대미 수출액은 217억달러로 3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울산 총수출액 중 대미 수출 비중은 24.8%로, 2~4위 중국, 호주, 싱가포르를 합친 것보다 훨씬 높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전년 대비 140억달러로 대미 수출을 주도했다.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이차전지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재출범하면 주력인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게 자명해 진다. 예고된 대로 미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보편적 관세 대상 국가에 한국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울산의 미래 성장 동력인 이차전지도 트럼프 암초에 직면하게 됐다. 내연기관차를 선호하는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를 장려하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을 축소·폐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울산 경제에 트럼프발 위기의 파고가 밀려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은 무역전쟁 등 대외 리스크에 대비한 세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