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울주군 온양읍이 낳은 청년 가수의 고향 사랑
내가 활동하고 있는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마을 전 이장님 아들은 가수다. 두 번째 공식 앨범까지 발매하고 세 번째 앨범을 준비하는 진짜 가수다. 2023년 옹기축제 오프닝 공연 이외에도 남창 한마음 대축제, 온양문화축제에 이어 2024년 8월 5000명 관객이 관람한 남창천 물빛축제까지 가수 차민석의 고향 사랑은 남다르다. 경희대학교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그는 이탈리아 AIDM 아카데미아 최고연주자 보컬과정 디플로마를 거치며 역량을 키워 왔다. 이는 가수 나훈아·임영웅·이지혜 코러스에 참여하는 기회로 이어졌다.
그의 이력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독도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국권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다. 경복대학교 실용음악과 재학 시절인 2017년 10월20일 ‘독도아리랑’ 디지털싱글 앨범이 발매됐다. 이 곡은 학과 동아리 ‘노래하는 독도지기’(대한민국 대학교 독도동아리 연합 소속) 학생들이 작사와 노래를 맡았고 작곡가 홍성선의 작곡과 편곡으로 완성한 미디움 템포의 밝은 곡이다. 밝고 희망찬 분위기에 아리랑 곡조와 랩을 더했다.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매년 삼일절과 광복절에는 공식 행사와 별개로 가족과 함께 달리기를 한다. 독립유공자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시계 배경화면에는 태극기 이미지가 선명하다. 온양읍은 ‘남창 4·8 만세운동’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울산 3대 만세운동(언양, 병영, 남창) 가운데 하나다. 3·1 독립만세운동 소식을 접한 애국지사들이 이른 아침 장터로 숨어들어 시장 상인과 주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함께 독립만세운동을 펼쳤다. 올해 105주년을 맞았다.
고향 역사를 기억하고 이어가는 청년 가수. 이런 인식은 2019년 한 달 일정으로 다녀온 유럽여행 영향도 컸다. 터키, 헝가리, 크로아티아, 스위스 등을 돌아보던 당시 그 나라 청년들은 국기를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드러내며 애국심과 소속감을 표현했다. 자신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청년들은 왜 태극기와 거리를 두거나 무심한지 궁금해졌다. 이런 자각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다가가고 태극기를 친숙하게 여기기 위한 노력으로 나타났다. 과하지 않지만 애틋하다.
부모님이 바라는 건 가수로서의 성공보다 인간으로서 도리를 지키며 사는 것이었다. 그 바람은 2020년 유니세프 런과 2024년 백혈병 어린이를 위한 머리카락 기부로 실천됐다. 이 밖에도 생활 속 환경운동을 위해 정기적으로 플로깅을 하고 있다. 환경 관련 행사와 문화제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실천적 노력이다. 대학원 시절 자작한 곡 주제도 환경 파괴로 사라져 가는 북극곰이었다. 청년들이 도시로 모여드는 문화가 팽배한 지금 고향을 잊지 않고 활동하는 청년 가수의 미래를 눈여겨 보게 된다. 세상에는 이런 청년도 존재한다.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