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펄펄 날던 울산, ACLE 무득점 4연패 굴욕

2024-11-07     박재권 기자
구단 사상 최초로 프로축구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확정한 울산 HD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또 다시 무너졌다. 최전성기의 경기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독 ACLE 리그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산은 지난 5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 0대3으로 완패했다.

앞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첫 경기를 0대1로 진 울산은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 0대4로 대패했고, 비셀 고베(이상 일본)에도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3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한 울산은 조호르를 상대로도 무득점에 묶인 끝에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4경기 동안 득점은 없고, 무려 10골이나 내줬다.

4연패를 당하면서 울산은 16강에 오를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24개 팀이 참여하는 2024-2025시즌 ACLE은 동·서아시아 그룹으로 12개 팀씩 나뉘어 리그 스테이지를 먼저 치른 뒤, 각 그룹 상위 8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린다.

4패로 최하위까지 떨어진 울산은 남은 4차례 경기에서 전승하는 등 매우 좋은 패적을 거둬야 16강행을 겨우 노려볼 수 있다.

울산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아리프 아이만에게 선제 골을 허용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전부터 아이만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는데, 울산 선수단은 이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울산은 후반 7분 윤일록이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날려 골대를 강타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재차 실점했다.

후반 22분 오스카르 아리바스의 왼발 중거리 슛이 수비수에게 맞고 굴절되면서 골키퍼 조현우가 지키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만회 골이 다급해진 울산은 후반 26분 아라비제, 김민준을 잇따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소용 없었다.

오히려 후반 43분 상대 공격수 베르그송에게 추가로 실점하며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후 “변명할 게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너무 아쉽다. 승점을 따내지 못했고 무득점인 상황”이라면서며 “선수들에게 굉장히 힘든 여정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울산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움보다는 다음 경기에 더욱 집중하겠다. (K리그1 우승으로) 이제는 ACLE 다음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팬들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김판곤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거나 ‘내신 1등 수능 꼴등’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울산은 오는 26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상하이 하이강(중국)을 상대로 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을 치른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